흔들림의 경계에서 ㅣ 프롤로그
사랑은
노래로 시작되지만
끝은 침묵으로 남는다.
어떤 감정은
말보다 먼저 음악이 되어 남고,
어떤 기억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선율 속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 장에 모인 노래들은
사랑의 한가운데가 아니라
그 이후의 시간에서 태어났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돌아오지 못하며,
어떤 마음은 끝내 말로 전해지지 못한다.
그러나 음악은
그 침묵의 자리에 오래 머문다.
새벽을 깨우는
푸치니의 아리아,
마스네의 선율에 스며든
조용한 절규.
나폴리의 바다를 떠돌던
귀향의 노래와
가을 낙엽 위에 내려앉는
오래된 기억들.
이 노래들은
사랑을 증명하기보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를 비춘다.
그래서 이 장의 이야기들은
연애의 기록이라기보다
시간을 통과한 마음의 풍경에 가깝다.
어떤 노래는
여행지의 광장에서 불렸고,
어떤 노래는
사막의 별빛 아래에서
조용히 흘러나왔다.
그 순간마다
노래는 삶과 맞닿았고
나는 그 선율을 따라
지나온 시간과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사랑은 끝나도
노래는 남는다.
그리고 남겨진 선율은
우리 안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