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의 경계에서 | 에필로그

by 김환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는

끝내 설명되지 않는 시간이 남는다.


그 시간은

또렷하지도,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은 채

예고 없이 돌아올 때가 있다.


익숙한 선율 하나가

그 시간을 불러낸다.


끝났다고 믿었던 감정이

노래로 돌아와

다시 마음을 건드린다.


그래서 우리는

노래를 듣다가

이유 없이 멈춘다.


그것은 음악이 아니라,

그 안에 남아 있던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다.


이 장의 노래들은

사랑이 아니라

사랑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을 말한다.


말하지 못한 마음,

끝내 닿지 못한 순간들,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는 선율.


어쩌면 우리는

사랑이 아니라

그 사랑이 남긴 음악을 기억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어떤 노래는 끝나지 않는다.


연주가 멈춘 뒤에도

또 다른 시간 속으로 스며들어

새로운 의미를 만든다.


사랑은 지나가지만

그때의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음악은

그 남겨진 것들을

끝까지 붙들고 있다.


노래는 멈추지만,

침묵은

또 다른 이야기를 준비한다.


아직 불리지 않은

어떤 이름처럼.

작가의 이전글바람에 흔들리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