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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예지 Mar 05. 2022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를 소개합니다

<오늘 정오 기억>이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가 되기까지

안녕하세요.


저는 브런치에서 2020년 봄부터 약 1년 정도 <오늘 정오 기억>이라는 이름의 매거진을 연재했던 류예지라고 합니다.

<오늘 정오 기억>은 매주 제가 그린 엉성한 그림 한 편과 함께 제 기억에  남아 있는 작은 날들을 기록한 에세이였습니다.

 

누군가와 약속 한 적도 없는

한 편 한 편의 글을 매주 화요일 정오 무렵에 올릴 때마다

때로는 나를 잘아는 친구와 지인이

때로는 일면식도 없는 브런치 이용자 분들이 댓글을 남겨주셨던 생각이 납니다.

(물론 대부분의 글은 무플일 때가 많았지만요ㅠㅠ)

<오늘 정오 기억> 중 네번째 기억 : '하루살이' 중에서. 이 글은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에서 어떤 이야기로 정리 되었을까요?



색채를 잃어버린 채, 과거에 고여 있던 날들이

'꿈꾸는인생'이라는 출판사를 만난 것은 지난해 봄이었습니다.

한 권의 책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되기까지 약 1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네요.


아래는 여러 차례에 걸친 원고 회의 끝에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로 재탄생한 책입니다.

처음 표지 이미지를 본 날,

'이 글을 써야겠다' 하고 처음으로 마음 먹었던 환한 봄이 생각났어요.


그때 저는 무턱대고 책상에 앉아 '수신인도 없는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제 기억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어 활자화하기 시작했어요.

때때로 '이런 나의 작은 날들의 이야기에 누가 관심을 가져줄까?'하는 못난 마음들과 싸우기도 했지만,

책으로 묶기 위해 다시금 이 글을 하나씩 하나씩 살피

미완의 형태로 남을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날들이 내게 전한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일 수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크든 작든

가치 있든 무가치 하든,

내가 흘려보낸 수 많은 날들 중,

'아무 것도 아닌 날들은 없었다'라는 것을요.


"이 책을 통해 미처 이름 지어 주지 못한,
여러분의 작은 날들을 가만히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 류예지, 꿈꾸는인생





아래는 출판사에서 제공해준 책 소개 글입니다.

이 보다 많은 분들께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안내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정오 기억>에서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로

새로운 얼굴을 갖게 된 이 책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큰 행복, 큰 기쁨의 날에 가려진

작은 날들의 기록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 즐겁지 않은 기억이기에 애써 흘려보내려 한 날, 있었는 줄도 모르고 살았을 만큼 별 의미를 두지 않은 날. 이 책은 그 ‘작은 날’들의 기록이다.


서운함, 쓸쓸함, 슬픔, 설렘, 놀라움, 서글픔, 그리움 등이 깊고 차분하게 묻어 있는 저자의 지난날을 읽다 보면, 한 사람을 설명하는 건 그의 작은 날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건 그 사람의 작은 날들인지 모른다고. 그러니 큰 행복, 큰 기쁨의 날들에 가려진 작은 날들은 소중하다고.


저자의 작은 날들이 ‘나의 작은 날들’과 이어져 나의 지난날과 마주하게 되고, 그 작은 날들을 지나온 스스로에게 격려와 위로를 보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여름을 지나 가을,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을 앞두고 이 책을 묶는 지금, 분명한 사실 한 가지를 깨닫는다. 근사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소리 소문 없이 흘러가 버렸어도, 그리하여 모든 걸 다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적어도 나에게 아무것도 아닌 날들은 없었음을. “뭘 이룬 것도 없이 여기까지 왔네”라는 말을 지나온 날들에 대한 후회로 남기기보다는, ‘비록 작은 불빛에 불과하지만, 잘 살아 여기까지 왔다’는 안도감으로 기록하고자 한다. (프롤로그 중에서)

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건
그의 작은 날들인지 모른다

유치원을 다닐 때의 일이다. 체험학습 같은 것으로 고구마 캐기를 했고, 동네 친구에게 내가 캔 고구마를 주고 싶었다. 친구가 사는 지하방으로 향하면서 무척 들떴었다.
고구마가 든 봉지를 건넸을 때, 친구의 어머니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래, 이거 몇 개 캐 온 거야?” 그녀는 던지듯 봉지를 내려놓고는 나에게 눈길을 주지 않은 채 현관과 연결된 주방이자 욕실에서 친구의 얼굴을 씻겼다. 나는 인사할 타이밍을 찾지 못해 컴컴한 현관에 우두커니 서서 두 사람의 움직임을 바라보았다. 슬프고 무안했다. 고구마를 많이 캐지 못한 탓에 집에는 한 개도 남겨 놓지 않고 전부를 가져간 거였다.
친구 어머니의 마음을 짐작해 보게 된 건,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서다. 그녀에게 나는 반가운 손님이 아니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에 가지 않는 딸의 마음이 혹 다치지는 않을까 염려되고, 딸을 유치원에 보내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가 서글펐을지 모른다고. 분명 나는 봉지를 흔들며 “유치원에서 캐 왔다”고 경쾌하게 말했을 테니. 그날의 고구마는 나와 친구네 가족에게 서로 다른 의미였을 것이다.
어린 나의 마음을 떠올려도, 뒤늦게 헤아려 본 친구네 마음을 생각해도 그날은 아프다. 나의 작은 날이다.

누구나 그런 ‘작은 날’을 가지고 있다. 즐겁지 않은 기억이기에 애써 흘려보내려 한 날, 있었는 줄도 모르고 살았을 만큼 별 의미를 두지 않은 날. 이 책은 그 ‘작은 날’들의 기록이다.
저자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 기억 속에 고요히 머물러 있는 작은 날들을 하나씩 꺼낸다. 늘 동생에게 양보한 엄마의 등을 오롯이 차지할 수 있었던 유치원 다과회, 이름도 기억 안 나는 전학생과의 짧은 추억, ‘탤런트’라는 장래희망을 친구들에게 들킨 순간, 대학생이 된 언니의 신발에 몰래 발을 넣어 보던 밤, 이름 없는 섬처럼 고독했던 사무실에서의 하루, 이제는 안부를 묻지 않게 된 친구와의 즐거웠던 한때, 부모의 나이 듦을 마주하는 시간 등. 저자의 작은 날들엔 쓸쓸함, 슬픔, 설렘, 놀라움, 그리움 등이 깊고 차분하게 묻어 있다.

작은 날은 근사함과는 거리가 멀다.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모습이 있기도 하고, 이야기를 꺼내기 민망할 만큼 별것 없기도 하다. 때로는 나조차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휘둘리느라 여전히 정의 내리지 못한 채로 덮어 둔 날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작은’ 날이다. 그런데 저자의 글을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을 설명하는 건 그런 날들이 아닐까 하는. 누군가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건 그 사람의 작은 날들인지 모른다고, 내 진짜 모습은 나의 작은 날들에 있는지 모른다고 말이다.
저자는 스스로에게 또 독자들에게, 큰 행복 큰 기쁨의 날에 가려지기 일쑤인 작은 날의 가치와 소중함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나의 작은 날들에게 이름을 지어 주고 싶다’는 표현에 그 마음을 담아서. 만약 그런 거라면 적어도 내게는 통했다.

저자가 글에서 제안한 대로 당신의 작은 날들이 당신에게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 보기를 권한다. 분명 그날들의 소중함을 발견하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당신에게 아무것도 아닌 날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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