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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Aug 06. 2024

글쓰기

가끔 아주 죽고 싶을 때면

연필을 쥐었다


울퉁불퉁한 마음을 손가락으로 훑으면

기필코 상처가 날테지

그 사이로 피가 날테지

소름이 돋고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래서 나를 읽을 방법은 영영 없었지


짠 맛은 슬픈 맛이야

눈에서 흐르는 슬픈 맛 단어들

발치에 치일만큼 쌓여 섬을 이룬다

섬을 주워 종이에 옮겼다


그제야 내가 나를 더듬더듬 읽었다

처음 엄마라는 소리를 들은 엄마처럼

울컥하면서

아프다 말 못하는 아픈 강아지의 주인처럼

발을 동동 구르면서


더듬더듬 종이를 훑으며

한참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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