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수같이 쏟아지던 사랑
환희에 온 몸은 부르르 떨리고
세상은 라일락 색으로 펼쳐지고
찰나를 영원으로 만들기 위해
손수 이름표를 만들어 달아줬던 날들
영원한 건 없다고
사랑은 수 천번 다시 다짐해야 하는 일임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지만
그래도 어린 사랑의 우리가 좋아
다시 돌아간대도
그 사실은 영원히 알려주지 않을테야
모른 채 춤을 출 거야
소나기 퍼 붓던 어느 날 오후
쫄딱 젖을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투명해져버렸던 그 때처럼
두 손 맞잡고
이 순간은 뭐라 이름 지을까 고민하며
빗물 사이 아득한 너의 미소에 눈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던
그 여름 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