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외로움을 조각하는 일이라고.
나면서 지고 온 아주 거대한 외로움이라는 돌을 나름대로 깨부수며 승화하는 것이라고.
내 인생에 나타난 누군가가 내 돌을 깎아줄 때도 있지만,
그의 돌이 아니므로 그렇게 섬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나만이 망치와 정을 쥐고 내 속도대로,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내 외로움을 깎을 수 있다고.
비로소 완성된 나만의 외로움을 보고선 씩 웃고
그 외로움과 껴안고 영면하게 되는 것이라고.
가끔 외로움이 견디기 힘든 무게로 나를 짓누를 때
밀어내려고 노력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나의 망치과 정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외로움을 조금씩 깎아보는 일
처음엔 서툴고 손다칠 일 많더라도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하다보면
나의 삶과 닮아있는, 나만이 알 수 있는 외로움의 모양 만들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