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격리 해제를 기다리며

차이나는 삶-격리중

by and Jin

2주간의 집중 격리가 ‘12월 23일 해제된다’는 알림 문자를 받았다.


마지막 손빨래를 했다. 그리고 그간 식사와 함께 배송되어 쌓여있는 빨대, 젓가락, 이쑤시개 등 폐품을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 아이들에게 '이걸로 작품 한번 만들어볼래?'하고 권했다. 로블록스의 로벅스를 걸고 말이다.



철저히 분리수거를 하는 한국과 다르게 구별 없이 버리는 이곳 사정이 못내 아쉽다. 환경을 생각하는 의류 기업 '파타고니아'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옷을 만든다. 호텔 생활 중 쌓여가는 수십 개의 페트병을 보면서 쓰레기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는 그들의 철학이 떠올라 괜히 안타카운 마음이 든다.


호텔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그간 쌓였던 긴장과 피로가 풀어지고 마냥 휴식 같은 시간이었고, 격리 일주일, 금세 일주일이 되었구나 란 생각이 들기 무섭게, 8일째 되는 날부터는 남은 날이 지난 날보다 짧다는 사실에 슬슬 짐을 추리고 정리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의 심리란 참 묘하다. 그리고 격리 14일째 집중 격리 해제를 앞두고, 앞으로 이동하며 잠시라도 맞이할 바깥공기를 상상하니 그동안 상상하니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소소한 것들이 불현듯 떠오르며 아쉬움이 밀려온다. 학교에 가지 않아 좋아하던 아이들도, 여전히 잘 지내고는 있지만 "이제는 집에도 가고 싶다"고 말한다.


여름휴가에 휴양지로 떠났던 가족여행에서는 일주일의 체류가 아쉽게 느껴져, '열흘, 아니 보름쯤 더 머물렀으면'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동방의 하와이’라 불리는 휴양지 ‘양마도’에서 원 없이 지내고 나니, 이제는 '최대 열흘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격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아마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같은 풍경이지만 날마다 조금씩 다른 색으로 아침을 선사하던 양마도의 하늘을 뒤로하고, 내일이면 섬을 떠나 연태시 개발구에 위치한 또 다른 호텔로 이동한다. 점점 사람들이 많고, 실제 생활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가까워 진다는 사실에 기대감과 동시에 묘한 긴장감이 밀려온다. 시간의 흐름조차 잊고 지낼 수 있던 '뒹굴뒹굴' 유예기간이 끝나감을 느끼며, 느슨해져 있던 마음의 벨트가 조여지는 것을 느낀다. 도시에서 매 순간 긴장을 늦추지 못한 채 살아오던 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이 시간이야말로 비로소 ‘여유’의 진짜 의미를 깨닫게 해준 소중한 틈이었다.


시내 입성 후에도 거처를 두 번 옮기며 보름 정도의 ‘관찰 격리’ 기간을 보낸다. 온 만큼만 더 가면 되니까 잘 지낼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