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카오 Jun 03. 2019

지도에선 ‘번지수’가
최소 단위일까요?

대한민국을 ‘3m x 3m’ 단위로 나눠드립니다.

번지수를 잘못 찾아오셨습니다 


엉뚱한 곳을 찾아온 사람에게 쓰는 관용구입니다. 세밀한 지리 정보 표시 단위인 위도-경도 좌표 단위가 있지만, 자릿수가 복잡하고 직관적이지 않아 일반인들이 이용하기엔 제약이 있죠.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는 ‘번지수’라는 표현을 지리 정보의 최소 단위로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카카오맵이 이런 통념을 깨고 있다고 해요. 지난 4월 초 서비스를 시작한 W3W(What three words. 세 단어로 만들어진 주소) 기능을 갖고 말이죠.


이 기능은 국내 지도상의 모든 위치를 3m x 3m 크기의 정사각 틀로 나눠 세 단어로 조합된 주소를 만들어 냅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해요. 카카오맵 화면에서 원하는 위치를 길게 터치할 때 나타나는 메뉴 중 ‘///W3W’ 를 선택하면 됩니다. 어쩐지 사이다가 떠 있을 것 같은 인천 앞바다를 꾹 눌렀더니 ‘///표정.립밤.충분’이라는 주소가 뜨네요. 이 세 단어는 3m x 3m 단위로 지정돼 있고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진 않다고 해요. 해당 지점은 카카오톡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할 수 있죠. 제가 만약 ‘///표정.립밤.충분’ 위치에서 낚시를 하다가 월척을 낚았다면, 그 지점을 언제라도 다시 찾아갈 수 있고 친구에게도 알려줄 수 있는 식입니다. 기존 지도 서비스의 한계를 멋지게 극복한 거죠.


카카오 판교 오피스가 자리한 H스퀘어의 지번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81’이지만, 구석구석의 W3W 주소는 제각각입니다. 길이 130미터, 평면 면적 5200m²에 달하는 큰 건물을 하나의 지번으로 표시하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할 수도 있는 일인걸 우린 미처 몰랐었네요.


‘W3W(What three words)’는 영국 스타트업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기존 주소 체계의 불편함을 해소하려고 전 세계를 3m x 3m 크기, 약 57조 개 정사각형으로 나누어 저마다 세 단어로 만들어진 주소를 부여했죠. 지도상에서 많이 검색되고 공유될 만한 지점일수록 짧은 단어로 조합된다고 합니다. 번역가였던 W3W의 창업자 중 한 명이 이런 원칙을 만들었고, 내부 언어학자들이 세 단어 주소들을 36개 언어로 번역했다고 해요. 한국에서는 카카오맵과 손잡고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낚시 유튜브 채널 ‘갯핑티비’를 운영하는 윤지만PD는 매번 지인이 알려주는 낚시포인트를 찾아가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친한 낚시꾼들에게 한번도 가 보지 않은 장소를 공유받을 때면 "해안선을 따라가다 보면 배들이 정박해 있는 곳이 있는데, 그 근처에서 바닥에 오징어 먹물 자국이 있는 곳을 찾아봐. 거기가 명당이야"라는 식의 모호한 표현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덕분에 애써 멀리 이동해서도 엉뚱한 장소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오지 않는 입질에 한숨 지은 기억이 수두룩 합니다. 갯바위나 산속 낚시터는 집이나 건물을 기준으로 삼을 수 없고, 광범위한 범위를 '산12번지'와 같이 두루뭉술하게 표기하니까요. 윤PD는 야외 응원전이 뜨거웠던 2002년 월드컵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넓은 야외 음악당에서 돗자리를 펼쳐놓고 잠시 차에 물건을 가지러 다녀왔는데, 인파에 묻혀 원래 자리로 돌아가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그때 만약 W3W가 있었다면 정말 수월했겠죠”라고요. 


W3W는 일상 속 어떤 풍경들을 바꿔놓을까요? 조난 상황에서 구조 요청도 한결 편해질 겁니다. 산길 곳곳에 매달려 있는 조난 방지 리본도 곧 옛 풍경이 되겠네요. 매번 이동하느라 주소를 가질 수 없었던 푸드 트럭들도 손님들에게 위치를 쉽게 알려줄 수 있겠죠. 도로 위에서 갑작스레 사고를 당했을 때는 현장 출동 요원에게 정확한 장소를 전송할 수 있고요.


카카오맵 영어 버전에서는 W3W가 영문으로 표시된다니, 이번 주말 광화문에서 만나기로 한 로버트가 한 번에 찾아올 수 있도록 위치를 전송해봤어요. “로버트, 아래 지도 링크 누르면 ‘///manages.unusually.tickles’ 위치로 안내되니까 거기서 만나!”


인생샷 속 그 장소, 언제든 다시 정확하게 찾아가세요. 차귀도 해변의 한 귀퉁이에서 매년 같은 프레임의 사진으로 나의 역사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꼭 등산로 입구에서 만나야 하나요? 등산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산속 어딘가에서도 약속을 잡을 수 있어요.



야외 공연장에서 내 위치를 어떻게 설명할까요? W3W로 보여주세요. 더 이상의 설명을 하지 않아도 어느덧 내 앞에 친구가 와 있을 겁니다.


윤 PD가 공유해 준 월척 포인트는 ‘///주중.국제선.노크한’. 경남 통영시 하노대도의 서쪽 바다 가운데 있습니다.



일상에 스며든 카카오의 다양한 이야기들은 다음 채널들을 통해 발행되고 있습니다. 


플러스친구 http://pf.kakao.com/_ZRQBh

브런치 https://brunch.co.kr/@andkakao 

카카오TV https://tv.kakao.com/channel/2743187/video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akao.brandmedia/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kakao.brandmedia/

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KakaoInc/

매거진의 이전글 마케터, 로봇에게 시안 선정을 맡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