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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 Jul 17. 2019

일하는 거 즐거우세요?

우리는 일에서 즐거움이란 것을 찾을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이란 ‘즐거움’과 거리가 먼 노동인 듯 합니다.

일이 괴롭고 힘들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시간을 즐거움으로 채우기 위해 노력하죠.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여행을 가고, 거기서 ‘힐링’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러한 맥락일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에서 즐거움이란 것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니, 일이란 것이 애초에 즐거울 수 있을까요?

카카오 메이커스와 커머스의 대표 사이먼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들었습니다.


사이먼, 일하는 거 즐거우세요?



카카오 메이커스와 커머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사이먼에게 일하는 즐거움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사이먼은?

카카오 메이커스, 커머스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회사를 관리하는 것도 큰 역할이지만 실무와 전략을 겸하는 ‘플레잉 코치’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 카카오의 가장 큰 장점이자 어려운 점이기도 합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선주문 커머스 플랫폼입니다. 지난해 ‘행복필수품’, 즉 ’행필품’이라는 키워드를 선보였는데요, 구매자들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 행복을 줄 수 있는 제품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또, ‘멀리 주문’이라는 개념도 흥미로워요. 롱패딩을 가을에 주문해서 겨울에 배송을 하는 식인데요. 시즌 전에 저렴하게 주문을 해서 필요할 때 배송을 받는 겁니다. 최근엔 ‘아티스트’ 탭을 신설하고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티셔츠와 에코백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3월부터 시작한 ‘메이커스 프라임’은 준비 기간을 거쳐 가을에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인데요. 최소 주문량을 높이면서도 고객이 내가 딱 원하는 제품을 고를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니트 웨어의 경우, 사이즈를 세분화할 예정입니다. 95, 100  이런 기성 사이즈 말고 93이나 97 사이즈가 맞는 사람들이 있을 수 밖에 없잖아요. 아주 세심하게 사람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들을 다룰 계획이에요.

카카오 커머스는 선물하기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혁신해 왔습니다. 또, 기존 공동구매의 번거로움을 없앤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오픈마켓 플랫폼으로 차별화를 꽤하고 있습니다. ‘톡딜’이 그 대표적인데요, 2명만 모이면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는 2인 공동구매서비스입니다. 카카오톡 스토어에 입점한 판매자는 1시간에서 72시간 사이로 시간을 지정해 한정된 시간 동안 ‘톡딜가’로 할인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할인율도 판매자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죠. 소비자는 톡딜로 지정된 상품의 ‘딜 오픈’ 버튼을 눌러 직접 거래를 열거나 이미 진행되고 있는 거래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톡딜 공동구매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요. 기존의 공동구매는 가격 할인을 위해 필요한 인원을 모으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배송과 입금 등 여러 면에서 번거로움이을 감수해야했는데요. 카카오 커머스의 ‘톡딜’을 통해 이런 불편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판매자와 이용자 모두 편리하고 더 안전하게 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일 하는 이유

얼마전 커머스 크루들과 ‘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일을 할까요? 일을 지겨운 밥벌이라고 생각하면 진짜 지겹고 힘들잖아요. 한 마디로 답하자면 ‘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일 거예요. 아무리 탁월하고 훌륭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태어나서 성년이 되기까지의 20년, 그리고 노년의 10년 정도는 부모 혹은 자식의 조력을 받아야겠지요. 개인차는 있겠지만 통상 30년을 타인에게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되는데요, 일이라는 것이 바로 이 30년의 시간을 갚고 사회에 기여하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사회적으로 자기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수행 하는 것을 일이라고 한다면, 그 보상이 월급이 되겠지요. 

사실 대부분 사람들이 자영업을 하지 않은 이상,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기 주도적으로 일을 하긴 힘들지요. 

하지만 적어도 일 하는 방식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요. 커머스의 경우 일렬 횡대식의 자리 배치를 벗어나 디귿자 형태로 각자 개인 공간을 주게 했어요. 또 평가제도를 폐지했죠. 우리가 자기를 위해서, 혹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면, 평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평가제도 대신 성과배분제도를 만들었어요. 평가도 결국 함께 일해서 생긴 이윤을 나누기 위함이라고 본다면, 기여도에 따라 성과배분을 하는 방식이 맞다고 판단했거든요. 성과배분제도 또한 자의성과 임의성이 들어갈 수 밖에 없지만, 최소한 개개인에게 점수를 매기는 것을 피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 일한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요.


커머스 사무실은 일렬 횡대식의 자리 배치 대신 디귿자 형태로 디자인해 각자 개인 공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즐거움의 의미

이제 다시 ‘즐거움’으로 돌아가 볼게요. 우리는 즐거움의 의미도 다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즐거움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니까요.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감정인 쾌감이라는 측면이 있을 거고, 어떤 것이 충족됐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라는 측면이 있겠지요. 저 같은 경우 하루에 여러 가지 일을 산만하게 처리해야하는데, 어느 날 딱 한 시간 반 정도 방해요소를 물리치고 혼자서 글을 써서 완성을 할 때가 있어요. 그 몰입하는 한 시간 반의 경험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는데요. 그래서 다른 크루들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하루의 두 시간’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몰입감, 일이 성장하면서 오는 보람과 만족감. 이 두 가지가 결합된 감정이 우리가 일을 하면서 기대할 수 있는 즐거움이자 일이 주는 긍정적인 감정이겠지요.

이러한 즐거움을 매일 느낄 순 없지만 적어도 괴롭지 않으려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이나 역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저 같은 경우 신문기자는 내가 원해서 택한 직업이었어요. 기자를 관두고 나서 프리랜서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책이 잘 팔리지 않아서(웃음) 직장 생활로 복귀했죠. 그리고 나서는 회사에서 원하는 역할에 충실했어요. 10개의 일이 주어진다면 그 중 2~3개만 제가 원하는 일이었고 나머지는 회사가 원하는 것이었죠. 


메이커스 사무실 곳곳에 신진 아티스트 창작품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자기실현의 의미

저는 일에 있어서 ‘자기’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일에서 나를 실현한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의미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그걸 해내는 걸 ‘자기실현’이라고 본다면, 생각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는 사람은 많지 않거든요. ‘이 일 아니면 안돼’라는 확고한 취향과 선택이 뚜렷한 사람보다 사회와 타협하고 조율하면서 기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거에요. 회사 혹은 일과 나를 일치시키는 것은 그래서 좋은 태도가 아닙니다. 일이 곧 내가 될 수는 없어요. 나는 그저 사회와 회사라는 조직이 기대하고 부여한 역할을 해내면 되는 거거든요. 내 스스로 가장 경계하는 것 역시 회사와 나를 일체화하지 말자는 것이에요. 흔히 ‘일에 있어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엄밀히 회사와 나는 분리된 존재죠. 내가  주체적으로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선택했지만 ‘회사가 곧 나’라고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때로 일과 나의 거리를 두고 대하면 오히려 객관적인 해결책을 찾게 될 때도 있으니까요.  



인생의 즐거움

‘워라벨’ 즉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라는 말이 갖고 있는 위험한 함의가 있다고 생각해요. 일과 삶을 대립적인 개념으로 설명하니까요. 삶이라는 큰 틀에서 일을 하고 휴식을 하는 것은 결코 떨어질 수 없거든요. 일을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일에서 받은 괴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게 돼요.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요소 중에 일도 있고 휴식도 있는거니까요. 저는 글쓰는 경험을 가장 좋아해요. 또 운동과 독서도 좋아하죠. 그런데 이렇게 일이 아닌 휴식 같은 행위들을 통해 환기가 되면서 때로 일에 더 몰입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해요. 사실 인생이라는 것이 별거 없거든요.(웃음) 일하고 휴식을 하며 살아가는 이 과정 자체를 즐겁게 여기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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