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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 Aug 03. 2020

카카오 공동 CEO 션・메이슨 톡

카카오를 이끌고 있는 공동 대표, 션과 메이슨을 만났습니다. 

카카오에는 두 명의 CEO가 있습니다. 올해 카카오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CEO 션과 메이슨은 최근 영상 인터뷰를 통해 공동 CEO로 함께 일한다는 것, 카카오스러운 다섯 가지 태도, 그리고 카카오의 존재 이유와 미래에 대한 생각을 들려주었는데요. 영상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정말 친한지, 취향은 무엇인지, 일이 재미없을 땐 어떻게 하는지. 

궁금한 점을 전부 물어봤으니까 션과 메이슨의 답을 찬찬히 들어보시죠. 




카카오 공동 CEO 션과 메이슨. 



Q.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션과 메이슨, 두 분의 관계를 궁금해하더라고요. 정말 친하세요?

신입 크루들 만나면 대부분 물어보는 질문이에요.


메이슨 회사 뿐만 아니라 회사 밖 지인들도 “둘이 공동 대표로 있으면 불편하지 않냐?”라고 묻더라고요. 2년 넘게 션하고 함께한 솔직한 소감을 얘기하자면, 저 혼자서는 못 했을 것 같아요. CEO로서 내리는 모든 의사결정이 다 중요해요. 그래서 당연히 신중해야 하고 다각도로 들여다봐야 하죠. 그런 맥락에서 션과 서로 의지하면서 일을 하고 있어요. 


 저는 디자인 브랜딩을 했던 사람이라 감성적일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그런 배경 치고는 이성적인 편이에요. 메이슨은 마케팅 비즈니스를 했던 사람이라 숫자에 밝을 것 같지만 또 굉장히 감성적이거든요. 배경은 다르지만 그 안에서 서로 조금씩 이질적인 면이 있어요. 그런 부분들이 서로 잘 맞아떨어지는 거 같아요. 



Q. 요즘 ‘취향’이라는 말을 많이들 해요. 두 분은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나요?

 저는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요. 요즘에는 오히려 브랜드에 대한 취향은 많이 약해진 것 같고요, 대신 식물이 좋아요. 예전에는 사람이 창조해낸 무언가에 관심이 더 많았는데, 이제는 자연이 창조한 것에 더 많은 관심이 생긴다고 할까요. 나이 들면 대부분 식물에 관련된 취미와 취향이 생기는 거 같긴 한데(웃음), 요즘 제가 그래요.


메이슨  션은 선물 받은 화분을 정말 잘 가꿔서 꽃을 피우게 만들어요. 회의실에서 마시다 만 생수를 가져가서 식물에 물을 주고, 가지도 쳐주고 하더라고요. 반면 저는 어떤 특정한 관심사보다 두루두루 좋아하는 편이에요. 음식으로 따지면 좋은 와인부터 소맥까지, 삼겹살부터 프랑스 요리까지 전부다 관심을 기울이죠. 



Q. 사실 ‘취향’에 대한 질문을 한 이유는 ‘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 카카오’라는 뉴스 때문이었는데요.  밀레니얼들이 입사하고 싶은 기업인 카카오를 이끌고 있는 두 분은 어떤 취향을 가지고, 또 어떤 트렌드에 관심이 있을지 궁금했어요.

 취향과 트렌드는 양립할 수 없는 이야기 같아요. 트렌드는 쉽게 말해서 ‘유행’인 건데요. ‘요즘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할까? 뭐가 유행이지?’ 많이들 그 생각에 사로 잡혀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취향이라는 게 너무 확고하면 트렌드를 따라갈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요즘 유행을 파악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결국 개개인을 이해하려는 눈이라고 보거든요. 만약 10대 친구들을 만나서 대화가 가능하려면 내가 이 친구의 관점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해요. 저와 메이슨, 그리고 카카오에서 일하는 많은 크루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나이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연령대를 떠나서 ‘내가 좋은 것을 편하게 한다. 그리고 남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요즘의 흐름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요. 유행이나 트렌드를 정의하려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인 시선이 아닐까 생각해요. 


메이슨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저희 집에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는데, 요즘 트로트를 그렇게 즐겨 불러요. 초등학생의 음악 취향이 트로트라는 게 참 신기했는데, 이제 취향의 바운더리는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80년대 옷을 즐겨 입고 90년대 가요에 열광하는 것들도 ‘내가 좋아하면 즐기는 것’으로 인정하는 현상이라고 보거든요. 트렌드도 개개인에 맞춰 너무나 세분화되고 있어서 분석을 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Q. 즐겨보는 콘텐츠가 있나요? 

 최근에 재밌게 본 거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었어요. 메이슨이 저한테 “션이 보면 좋아할 거야” 라고 추천해줘서 보기 시작했다가 매주 기다렸죠. 따뜻하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좋아하지만, 저랑은 정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도 되게 좋아해요. 성향이 정반대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는 게 재밌더라고요. 어떤 논리로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하는지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워서요. 그런 이유에서 영화나 드라마, 음악도 꽤나 잡식스러운 편이에요. 되도록 전방위적으로 다 접해보려고 노력해요.


메이슨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 2를 하는 거지?


션 올 연말에 다시 시작된다고 하니까 기다려보자고요.


메이슨 저는 최근에 시카고 불스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를 재밌게 봤어요. NBA 농구 선수들 이야기지만 팀과 리더, 거기서 우리들의 모습을 투영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코트 위 선수들의 팀워크와 리더십, 코트 밖 스태프들이 팀을 이끌고 나가는 방향성을 우리 일에 대입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수많은 갈등을 통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주는 다큐멘터리였어요. 



Q. 여태까지 해오던 방식이 아니라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될 때,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시나요?

 고민이 깊어질수록 정보를 많이 차단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제 생각 안으로 좀 더 깊게 들어가려고 하는데요. 많은 자극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사람도 있는 반면 저는 그 영감의 원천을 끊고 혼자 깊이 생각을 해요. 카카오에서 벌어지는 중요한 의사결정에 대해서 고민을 할 때 몇 주 동안 안고 있는 것들도 있어요. 스스로 답을 찾아낼 때까지 치열하게 고민을 많이 하죠.


메이슨 카카오스러움의 다섯 가지 태도 중 제일 좋아하는 것이 ‘Back To Basics’, ‘무슨 일이든 본질만 남기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봅니다’ 에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은 그 문제의 핵심이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점검해보는 것 같아요. 본질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죠.



Q. 모든 일을 의욕적으로 다 해낼 순 없을 텐데요. 미루고 싶고 하기 싫은 일을 즐겁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메이슨  하기 싫은 일은 가급적 뒤로 미뤄야죠. 하하. 그런데 사실 하기 싫은 하기 싫은 일보다는 어려운 일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아요. 하기 어렵지만 해야 되는 일을 가끔 맞닥뜨리게 되는데요. 그럴 때는 며칠 동안 고민을 하죠. 그런 경우에도 저는 ‘왜?’에 집중을 하는 편이에요. 제 생각을 조금 더 직접적이고 건조하게 상대방에게 전달을 하고 하나씩 정리를 해나가려고 해요. 


 대학교 다닐 때 ‘플랭클린 플래너’라는 게 유행했어요. 거기 보면 중요한 것을 먼저 하라는 이야기가 나와요. 사람은 본능적으로 급하고 쉬운 걸 먼저 하고 중요하고 어려운 걸 나중에 하는 습관이 있다고 해요. 그 습관을 플래너로 바꾸라는 건데, 중요한 것의 순서를 적어놓고 우선순위대로 먼저 실행하라는 얘기죠. ‘중요한 일이니까 하기는 싫지만 오늘 아침에 해야겠다’, 제 자신에게 이런 암시를 해요.




Q. 회사의 대표라는 자리는 사실 누군가가 막 드러내 놓고 칭찬을 하기 어려운 위치 이기는 해요.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들어본 가장 기분 좋은 말은 무엇이었나요?

메이슨 최근에 이런 카톡을 받았어요. 같이 회의를 자주 하는 크루가 보낸 메시지였는데, “션과 메이슨하고 같이 일 하는 과정 자체가 참 좋다”는 내용이었어요. 잘 못 보낸 게 아닐까 짧게 의심했지만(웃음), 함께 일하는 과정이 유쾌하고 즐거웠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 


 이거는 제 오해일 수도 있는데(웃음), 크루들에게 “저녁에 술 한 잔 하자” 그러면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좋게 받아들이는 게 저에게는 칭찬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메이슨  션하고도 몇 번 얘기 나눴는데, 같이 일하는 크루들 중에 굉장히 좋은 기운이 있는 친구들이 있어요. 저런 친구가 카카오에서 우리와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기쁘게 느껴지는 경우, 하루 종일 기분이 좋죠. 



Q. 인생의 목표가 있나요? 

메이슨 카카오에서 좋은 문화와 좋은 사업을 함께 펼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즐거워요. 이건 제 개인의 커리어에 국한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에요. 좋은 파트너 그리고 선배와 동료들을 만나는 과정이 일상이 되는 게 즐겁죠. 좋은 동료들과 유쾌하게 이야기 나누면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주제를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몰두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 지금 저의 가장 큰 즐거움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까지의 저의 인생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물론 내가 노력해서 얻은 것도 있겠지만, 운도 따랐다고 느끼거든요. 이후에 제 생각보다 덜 맞는 일을 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만큼 운이 덜 쓰였다고 생각할 각오도 되어 있고요. 카카오에서 일을 한다는 건 직업으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사회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측면이 더 커요. 그런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이 순간 역시 저에게 아주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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