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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 Mar 18. 2024

시장만의 따스한 매력,
발견을 시작합니다

시장 어르신들이 만난 생애 첫 과외 선생님

최근 전통시장에 가보셨나요? 시장에도 요즘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데요. 카카오는 2022년부터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전통시장 상인들이 ‘카카오톡 채널’로 단골을 만들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앞장서고 있는 두 사람,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 담당자 ‘키언’과 전통시장에서 디지털 교육을 진행하는 MKYU 디지털튜터 ‘강유미’ 님을 만났습니다.


(왼쪽부터) 카카오임팩트재단 keon, MKYU 디지털튜터 강유미


전통시장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안녕하세요! 두 분 소개 부탁드려요.

keon: 안녕하세요. 카카오임팩트재단에서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의 기획, 운영을 담당하는 키언입니다.

강유미: 안녕하세요. ‘우리동네 단골시장’에서 디지털튜터로 일하고 있는 MKYU 소속 강유미입니다.


각자 담당하는 업무가 궁금해요.

keon: 전통시장 상인들이 디지털 소통을 쉽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카카오에서 ‘우리동네 단골시장’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저는 총괄 PM으로, 프로젝트 기획부터 전체적인 운영을 맡고 있어요.


강유미: 아무래도 시장 상인분들 중에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많아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에 저 같은 디지털튜터들이 직접 찾아가서 1:1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keon: 지금은 이커머스의 시대잖아요. 전통 시장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시장의 디지털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부 발표를 보니 시장 상인들의 평균 연령이 59세더라고요. 상인 분들은 휴일도 없고, 주로 혼자 일하시니 디지털 교육을 받기도 어렵죠. 그래서 저희가 직접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가 탄생했죠.


2022년에 처음 시작해서 올해로 3년 차인데요. 지금까지 111개 전통시장을 지원했고, 1,472명의 상인과 111개 상인회를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진행했어요. 그 결과 1,583개의 카카오톡 채널이 생겼고 그 친구를 맺은 숫자가 무려 24만 명에 달해요. 지금도 친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장은 어떤 혜택을 받나요?

강유미: 디지털튜터들이 배치되어 6주 동안 시장에 머물면서 1:1로 코칭을 해드려요. 카카오톡 채널을 운영하는 방법, 사진 찍는 법, 메시지 보내는 법 등을 바로 옆에서 차근차근 알려드리고 있어요.


keon: 카카오톡 채널을 만드시면 그 채널에 접속할 수 있는 QR을 상점마다 부착해 드리고, 직접 홍보하실 수 있도록 명함도 제작해 드려요. 카카오톡 채널에서 메시지를 발송하는 비용도 지원하고요. 상점과 카카오톡 채널 친구를 맺은 손님에게 드릴 수 있는 귀여운 장바구니도 제공하죠.


일반 소비자에게 전통시장의 카카오톡 채널 활용 팁을 알려준다면?

keon: 흔히 시장에서 “오늘만 이렇게 파는 거야!”, “오늘 들어온 거라 아주 싱싱해!” 같은 말을 하잖아요. 내가 자주 가는 상점의 채널을 추가하면, 단골에게만 제공하는 소식과 혜택을 빠르게 만날 수 있어요. 할인하거나 떨이로 파는 저렴한 제품은 물론 종종 신선한 제품을 먼저 예약할 수도 있답니다. 놓치지 마세요!


일하는 여성으로

오늘 다시 시작합니다


디지털튜터는 다소 생소한 직업인데요. 유미 님은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강유미: 출산과 육아로 시간을 보내면서 경력이 단절됐어요. 출산 전까지 원래 광고, 콘텐츠 관련 일을 했어서 경력을 살려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냈는데 면접 볼 기회조차 주지 않더라고요. 자존감도 떨어지고 정말 힘들었는데, 지인이 MKYU를 소개해 줬어요. MKYU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 다양한 커리큘럼이 있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죠. 경력 보유 여성의 재취업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정말 많아요.


그렇게 MKYU에서 ‘디지털튜터'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되었고, 보자마자 ‘이건 내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느꼈죠. 그렇게 교육을 듣고, 자격증을 취득해 전통시장의 디지털튜터로서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제 인생 2막이 시작된 거죠. 



디지털튜터로서 첫 출근 날 기억나시나요?

강유미: 제가 튜터로서 처음 담당한 일이 소상공인 대상 플랫폼 교육이었는데요. 출근 전날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잘할 수 있을까, 실수하면 안 되는데’ 하면서… 막상 그날 제가 어떻게 교육했는지는 생각이 안 나요.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갔죠.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 다시 시작할 수 있구나,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눈물 나게 기뻤고, 성취감이 몰려왔어요.


전통시장에서 디지털튜터로 일하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강유미: 보통 어르신들은 단순하게 전화받고 사진 찍고 카톡 보내는 건 곧잘 하세요. 사진을 찍을 때 가로세로 안내선에 따라 수평을 맞춘다거나, 사진에 간단하게 글씨를 입히는 편집 작업을 알려드리면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저희는 작은 거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분들에게는 큰 배움일 수 있거든요. 


그럴 때 굉장히 뿌듯해요. 그리고 교육하는 동안 떡이나 과일을 잔뜩 챙겨주시기도 해요. 일하면서 살찔까 봐 걱정될 정도죠. (웃음) 그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매일 보람을 느끼며 일하고 있어요. 


시장에서 발견하는

누군가의 삶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keon : 인천의 만수시장이 기억에 남아요. 재개발된 아파트에 둘러싸여 햇빛이 안 들어올 만큼 어두운 시장이고, 유독 어르신들이 많아요. 근데 저희가 ‘우리동네 단골시장’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여러 평가에서 1위를 한 거예요. 놀라울 정도로 참여도가 높았어요. 어르신들에게 과외 선생님이 생긴 게 인생에서 처음이었던 거죠. 정말 열심히 배우셨어요. 80세가 넘으신 분들이 채널을 만들고 친구 수 100명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손길이 필요한 시장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만수시장의 ‘기복상회’는 여든이 넘은 노부부 사장님이 운영하는 건어물 가게예요. 가게에 두 분의 삶이 모두 담겨 있죠. 40년 넘게 만수시장을 지키셨거든요. 시장이 노후화되며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도 열심히 교육에 참여하시면서 멈추지 않는 모습에 인간적으로 큰 감동을 받았어요.


우리동네 전통시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복상회' 할머니의 삶 이야기


“어르신들에게 과외 선생님이 생긴 게 인생에서 처음이었던 거죠. 
정말 열심히 배우셨어요. 그런 모습을 보며 
이런 손길이 필요한 시장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로젝트 담당자, 시장의 디지털튜터로서 두 분이 그리는 전통시장의 미래는?

keon: 전국에 전통시장이 1,400개 정도 된대요. 하지만, 매년 15개씩 사라지고 있다고 해요. 카카오가 전통시장의 새로운 시작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시장의 강점은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시장의 휴머니즘이 카카오를 통해 전달될 수 있다면 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더 많아질 거예요.


강유미: 미래에 남아있는 전통시장은 디지털 전환을 잘 이룬 곳이라고 생각해요. 온라인으로 홍보하고, 다양한 고객층을 끌어들여서 전통시장만의 매력, 재미를 더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그 과정에서 도움이 되기 위해 열심히 할 거고요.



이 일을 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것이 있다면?

keon: 전통시장은 각각의 점포마다 히스토리가 있어요. 몇 대에 걸쳐서 가업으로 하는 곳도 많고요. 그런 분들은 자부심이 상당해요. 점포와 일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무척 재미있어요. 시장에서 매번 누군가의 삶을 함께 발견하고 있죠. 


강유미: 시장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어요. 상인 분들의 자녀들이 모여 청년 상인회 모임도 진행하죠. 전통 시장이 위기라고 말하지만, 한편에서는 다시 시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MZ세대를 겨냥한 포장이나 아이디어로 판로를 넓히고 있죠. 저희도 같이 노력하면서 상생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두 분, 앞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강유미: 요즘 생성형 AI가 화제잖아요. 전통시장 상인분들께 디지털 교육을 진행할 때, 생성형 AI를 활용해 보고 싶어요. 상인 분들이 글 쓰시는 걸 어려워하시거든요. 가게 홍보 문구 등을 AI를 활용해 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어려운 과정이겠지만, 그래도 시작해 봐야죠!


keon: 카카오임팩트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금융 교육도 하고 있는데요. 카카오페이 앱을 설치하면 본인의 자산 정보가 다 나와서 정말 신기해하세요. 잊고 있던 목돈도 발견하고, 소소하게 송금하시는 것도 재밌어하시죠. 그리고 막상 알려드리면 정말 빠르게 습득하셔서 저희도 놀랄 때가 많아요. 앞으로 이런 다양한 서비스와 교육을 더 넓게 확장해 나가는 일을 시작하고 싶어요. 


조금만 둘러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정말 많으니까요. 시장의 어르신들이 멈추지 않고 열심히 교육받으며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저희도 계속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두 인터뷰이의 이야기, 더 듣고 싶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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