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미루는 것에 관하여

미래의 행복을 인질 삼아 강요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by 김동우
1_icKhojvOzW874xJ9lbTvvQ.jpeg 무언가 얻기 위한 고통을 참는 과정

우리는 뭔가를 이루기 위해 공부하거나 어려운 과정을 참으며 견뎌내는 것을 하나의 겪어야 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한층 더 성숙 해질 수 있다나. 물론 맞는 말이기도 한다. 우리가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을 잠깐 뒤로 미루고 해야 할 일을 함으로 진정하게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다가갈 수 있다고 하면, 이 태도는 누구나 배워야 하는 덕목일 것이다.


이런 말은 우리나라 교육기관, 특히 고등학고, 그중 3학년에게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수능 또는 대학, 더 나아가 취업 준비생에게 사회가 원하는 게 많다. 지금 당장 놀고 싶은 것 편하고 싶은 것을 미루고 공부를 해야 한다거나, 개인의 생각을 버리고 평가원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 입학 사정관이 원하는 것, 인사 담당자와 회사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은연중에 사회는 원한다.


지금 행복하지 않을수록 나중에 더 행복해진다는 것을 믿을 것. 지금 당장 필요 없어 보이지만 참고 따라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 등등등… 이 바람이 틀린 일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당연한 덕목으로 받아들여지기에 학교에서는 이런 대화가 오가곤 한다.

“왜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안 되죠?”

라고 학생이 묻는다.


“너의 생각도 물론 맞지만 지금 사회 구조가 이렇잖니. 남들 다 하는 일인데 조금만 더 참고 있어라.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나중 되면 알 거야.”

우리는 이렇게 답한다.



“우리가 지금 하는 일(입시공부)은 누가 봐도 힘들고 어려운 일이고, 이 안에서 행복을 찾기는 힘들다”


이 어려운 과정을 겪는 것을 모두가 힘들다고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당연히 힘든 상황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다만 진정한 입시의 이상형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행복을 포기해야 할 것인지 수험생 여러분은 공감할 것이다. 우리가 공부를 덜 해서 그렇지 진정한 1등이 되기 위해 공부한다면 정말 행복을 찾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나중의 삶을 위해서 지금의 행복을 미루는 일은 얼마나 정당하고 합리적인 일일까. 이는 우리가 왜 공부를 하는가 를 생각해보면서 답을 찾아보자.


공부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하다. 정말 단순히 남들이 말하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일 수도 있고, 좀 더 나아가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적합한 이름의 대학을 가기 위해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서, 내가 꿈꿔왔던 진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서, 높은 자리에 올라가려고, 인생의 목표를 찾기 위해서, 그냥 가라 하길래, 남들도 가니까, 주변 분위기를 맞추어주려고, 아니면, 정말 그냥 하라니까...


이유야 뭐 어찌 되었든 결국 본질은 동일하다. 우리는 공부를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한다.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서 미래를 꿈꾼다. 반대로 미래는 지금의 성과에 달려있다. 결국 앞으로 행복해짐을 찾기 위해서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잠시 뒤로 미루어 두는 것이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단지 미래에 행복하기 위해 지금의 행복을 미룬다면 평생 행복하기는 힘들 것이다. 미래에 행복하기 위해 지금 불행하다면 행복의 총량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경험을 먼저 한 인생의 선배들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이해한다. 하지만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 불행하다면 그것은 강요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 하는 일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는 교육에서 행복이라는 말로 아이들의 행복을 빼앗고 있지는 않은가? 교육과정이 일종의 훈련 과정인 것처럼 포장된다. 스포츠 선수들이 죽을힘을 다해 훈련받아 성과를 이루는 것과 다르다. 그 미래를 보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아이들에게 미래의 행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냥 어른이 되면 이해할 거라는 말로는 안 된다. 스스로 이유를 알게 되고 스스로 행복을 미루기를 선택할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


학생이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해야 할 일을 하고 싶게 만들어 주는 방식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 6년 전 수능을 공부하며 노트에 적어둔 생각을 2022년 글로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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