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 아빠의 농담

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by maybe



049. 아빠의 농담


아빠와 통화를 했다. 내가 격리 해제가 되고 나니 아빠의 격리가 시작되었다고, 내가 괜찮아 지니까 이번엔 아빠가 걸렸다고 아빠는 농담을 했다. 아빠는 늘 그랬다. 어떤 순간에도 웃어넘길 수 있는 농담을 던졌다. 오랜 친구들 사이에서의 삼각관계였을 때도 그랬다. 어렸고 서툴렀고 진지했던 내게 아빠는 그들과 가위바위보를 하라고, 가장 공평한 방법이라고 했다. 심각했던 고민은 그 순간 가볍게 흩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빠가 던지는 농담은 늘 그랬다. 짐짓 진지하고 어려운 상황이 되어도 웃게 했다. 웃을 수 있게 만들었다. 힘든 순간에도 결국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무겁게 내려앉는 앙금 같은 종류가 아니라 곧 털어낼 수 있는 농담 같은 가벼운 것이라는 걸 알게 했다. 아마도 아빠가 내게 전해준 삶을 대하는 태도 같은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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