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017. 아침에 은하수를 여행하는 무해함
아침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을 만난다. 아침에 잠에서 깨면 은하수를 여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데, 이 여행은 나름의 각오와 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이 여행을 위해 무려 1235쪽의 크고 아름다운 합본판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두꺼운 만큼 무거워서 들고 보려면 팔이 빠질 지경이니 나의 소중한 엘보를 위해 침대에서 여행을 시작한다. 말 그대로 침대에 누워서 읽고 있다. 일단 책을 펼치고 읽으려면 살짝 기울여야 하니 독서쿠션을 뒤에 받치고, 머리 위의 조명을 켜 두고, 살짝 옆으로 누워 읽기 시작한다. 왜 하필 이 번거로운 과정을 괜히 내 돈 주고 합본판을 사서 고생인지 모르겠지만, 호기로운 도전이라고 해두자. 굳이 수고롭게 이 길고 긴 이야기에 다시 빠져들고자 한다. 17년 전에 영상으로, 몇 권의 책으로 만났던 '순수한 마음 호'의 여행이 지금은 또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했다. 어릴 때 추억의 장소에 어른이 되어 찾아가 봤을 때 다시 새로운 경험이 되어 쌓이는 것처럼. 물론, 실망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온전히 변덕스러운 내 마음의 탓이지, 이 '은하수 여행을 하는 히치하이커'들의 탓이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은하수 여행을 하고 있고, 우주인들을 위한 이 친절한 안내서는 아시아 조그만 나라의 어느 이불속에 있는 내게로 전해졌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