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006. 호두파이를 보내며
2년 전 어린이날에 호두파이를 선물 받았다. 호두파이를 먹고 싶었는데, 갔던 빵집마다 모두 없었노라고 말했던 나의 말을 졍은 그냥 흘려듣지 않았다. 그녀가 먹어본 호두파이 중에 그나마 맛있었던 곳이라며, 원 없이 먹어 보라고 했다. 파이를 배송받은 날 피자처럼 조각을 내어 하나하나 소포장하여 냉동실에 넣었고, 이따금 한 조각씩 꺼내 따뜻하게 우려낸 차와 먹거나 베일리스에 두유를 타서 함께 먹기도 했다. 팍팍했던 일상에서 호두파이를 먹으며 견뎠다.
셋이 가볍게 수다를 떠는 방에서 요 며칠 너무도 조용하여 졍에게 무슨 일 있느냐고 물었다. 회사가 너무 힘들게 하는데, 그런 얘기는 한도 끝도 없이 나오게 될 것이고, 말을 하면서 스스로 화가 더 날 것 같아 자제하게 되었노라고, 요즘은 그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회사가 뭐 같은 건지, 본인이 예민한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아니야. 네가 예민해서 그런 게 아니야. 그 회사의 탓이지 너의 예민함의 탓은 아니야. 예민함을 가진 너를 더 예민하게 만드는 그 조직과 그 조직 안에 있는 무례한 사람들과 숨 막히게 하는 꽉 막힌 문화 때문이야. 나는 자기 검열은 하지 말라고 했다. 스스로를 탓하지는 말자.
나는 2년 전 어린이날에 그녀가 보내준 호두파이를 검색한다. 적당히 달고 호두가 가득 씹히는 호두파이를 졍에게 보냈다. 호두파이 하나가 그리 크고 대단한 건 아니지만, 가끔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 주는 위로가 더 따뜻하고 진할 때가 있다. 나의 크고 대단한 응원을 얹어 보낸다. 어느 어린이날에 너에게서 받은 따뜻했던 위로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