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짧은 글쓰기 - 어떤 '선배'가 될 것인가
학교를 다닐 때는 나보다 '먼저' 입학한 이들을 '선배'라고 불렀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이들을 선배로 부르던 시절을 지나 졸업을 하고 난 후에는 그 기준이 달라졌다. '나보다 앞선' 이들을 통해 배우게 될 때가 많았고, 진정한 선배로 느껴질 때가 왕왕 있었다. 그들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이도 있었지만, 어리거나 동년배이기도 했다. 나이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무렵부터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그가 가진 숫자보다 나보다 더 능숙한 것들에 눈길이 갔다. 특히 일을 할 때 그 자리에서 본인이 맡은 업무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되어 눈빛이 빛날 때 그들의 경험이나 방식을 배우려고 노력해왔다. 생각해보면 지금껏 만난 모든 선배들은 그들의 전문 분야에서 내게 어떤 형태든 영향을 주었다. 향상을 위한 배움도 있었지만, 지양을 위한 배움도 있었다.
물론 '일'로 배우는 태도나 스킬들이 인생을 살면서 무조건 필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적절하고 슬기롭게 활용하게 되는 어떤 순간을 맞이할 때도 있는 것이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 스쿱으로 동그랗고 예쁘게 아이스크림을 푸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는데, 나의 사랑스러운 어린 조카들에게는 3단 아이스크림을 쌓을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이었다. 적어도 그들에게는 원하는 모든 맛의 아이스크림을 튼튼하게 쌓아주는 건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도 아닌, 이모밖에 없다. 사람을 많이 만나고 응대하는 서비스 직종에서는 사람 볼 줄 아는 시선과 적절한 배려를, 카메라를 만지던 시절에는 누군가의 '인생 사진'을 찍어주는 요령을 배웠다. 모두 그때 그곳에서 만난 선배들로부터 배운 것이다.
요즘에는 나와 다른 삶을 사는, 그들의 영역에서 전문가인 이들을 보며 배운다. 어떤 인격체의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경험 선배에게서 진지하게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배운다. 요리와 청소의 전문가 선배들에게서 생활 꿀팁을 받기도 하고, 물 공포가 있는 내게 차근차근 물과 친해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아주 고마운 다이빙 선배도 있다. 나도 어떤 긍정적인 영향과 유용한 배움을 줄 수 있는 선배가 된다면 좋겠다. 나이가 많다고, 경험이 많다고 딱딱한 꼰대가 되거나, 적어도 그것들을 앞세워 시야가 좁아지지 않았으면 한다. 한 사람으로서, 한 여성으로서 누군가의 반짝이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서로 배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유연한 사람이 되기를. 그런 선배가 되기를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