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짧은 글쓰기 - 돌아보면 무모함은 현명함이 되어 있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탑건:매버릭>을 보고 왔다. 주인공 매버릭(톰 크루즈)은 지나온 시간만큼 산전수전 공중전 모두 겪은 사람이다. 온갖 공중 전투와 비행 경험을 가진 그는 가능성 없는 작전을 성공시켜 '기적'도 '실력'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는 비행기에는 한계가 있어도 파일럿에게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매 순간 무모함으로 삶을 채운 사람 같았다. 무모하게 보이는 모든 순간이 결국 그에게는 도전이었고,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무모하게 덤비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마 주인공이 될 수 없었겠지.
영화 속 주인공처럼 대단하지 않은 사람이고, 멋진 인생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나의 삶에서는 내가 주인공이다. 인생이라는 긴 시간 속에서 재밌는 일은 무모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신중함 앞에서 머뭇거리거나, 걱정을 앞세워 망설이게 되면 어김없이 후회로 남았다. 아주 작은 경험이라도 가끔은 무모하게 나를 던져야 할 때가 많았다. 물론, 현실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일은 드물지만, 영화 속 매버릭은 마치 때로는 그런 각오로 덤벼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가르쳐 주는 것 같았다.
나의 무모함은 언제였을까. 아마도 바다에 들어가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5미터 수영장에서 다리를 뻗어 그대로 풍덩 물속에 뛰어들었을 때였다. 스쿠버다이빙을 배울 때 제한수역(수영장)에서 서서 입수를 해야 했다. 수영장 교육을 마쳐야 바다로 나갈 수 있었다. 발을 뻗어 그대로 다이빙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갈등이 있었던가. 몸이 벌벌 떨렸고 한참을 머뭇거렸다. 처음 겪는 순간에는 누구나 두려움이 앞서겠지만, 경험에 의한 공포가 있는 경우라면 더욱 어려운 일이 된다. 지금도 발이 닿지 않는 물속은 무섭고, 발이 닿아도 물속은 어렵다. 하지만 이미 뛰어들어 봤으니 공포를 조금이나마 누르고 다시 뛰어들 수 있는 것이다. 그때 무모하게 뛰어들기를 포기했더라면 어땠을까. 바다에서 거북이가 헤엄치는 모습을 직접 보는 경험은 없었을 것이다. 언젠가 직접 고래를 보겠노라는 야심 찬 계획은 아마 영영 가능성 없는 꿈으로 남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