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탐구생활
그에게는 아주 어릴 때부터 친한 이성 친구가 있다. 가족끼리도 아는 사이고, 서로 허물없이 지낸 지 20년이 넘은 친구다. 가끔 친구를 만나서 밥이나 술을 즐기고, 친구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거리가 멀어서 자고 오기도 한다. 컴퓨터 관련한 일이나 집에 도움이 필요할 때는 기꺼이 그가 도와준다. 종종 애인의 이성 친구에 대해 경계심을 갖거나 반감을 갖는 경우를 보았다. 나는 그가 나를 만나기 전에 가졌던 인간관계에 대해 통제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를 만난 후의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가 이성 친구를 만나 밥을 먹든, 술을 먹든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나는 내 짝꿍의 성품과 그의 태도를 믿는다. 내게도 가족 같은 이성 친구가 있다. 멀리 살기 때문에 자주 보지는 못해도 매년 친구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친구 집에서 자고 오기도 한다. 나와 내 친구는 오랜만에 만나 밤새 수다를 떨기도 한다. 나도 무척 가까운 이성 친구가 있는 것처럼, 그리고 동성 친구들과는 또 다른 각별함이 있는 것처럼 내 짝꿍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니 크게 신경 쓸 것은 없다고 판단했다. 이건 그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나는 이들과 또 그들과의 관계에 대해 존중해 준다. 이건 그와 나의 합의된 약속과 같다. 서로를 신뢰하는 것만큼 각자의 인간관계를 존중하는 것. 그와 나 사이에는 불필요한 감정싸움과 질투나 오해로 인한 문제가 딱히 없는 것도 바로 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