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 이상한 소비

짝꿍탐구생활

by maybe



그는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여러모로 따져보는 편이다. 가격 대비 효율이 좋아야 한다고 외치는 그는, 본인 스스로 '가성비충'이라고 농담을 한다. 그렇다. 그는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따지는 제법 현명한 소비자다. 거기다 괜찮아 보인들 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또 따져본다. 그에 비해 나는 어떤가. 뭔가 필요하면 검색은 해보지만, 생각보다 허술하게 쉽게 구매를 한다. 귀엽거나 맘에 들면 일단 사고 보는, 이른바 '지랄 비용'을 즐겨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욕구 충족을 먼저 하는 감정에 우선인, 현명과는 먼 충동적 소비자.


그런데 가끔 그의 소비패턴이 무너질 때가 있다. 이걸 왜 사? 하는 물건들을 가끔 사놓는데, 거의 대부분 나와 관련이 있다. 쓸모없지만 내가 귀엽다고 했던 인형. 쓸데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의 어떤 물건. 사용하지는 않지만 내가 괜찮아 보인다고 언급했던 어떤 물건. 그러니까 그는 나와 관련된 물건은 생각 없이, 따지지 않고 구매해 버리는 소비 습관이 있다. '도대체 왜!'를 물어보지만, 그는 웃고 만다. 내가 귀엽다, 괜찮다 하면 뭐든 사다 주고 싶은 그의 마음을 모를 리 없다. 이따금씩 가성비가 사라진 그의 이상한 소비습관이 우습기도 하고 재밌는 해프닝이 되기도 한다. 휴가가 끝나고 돌아온 날 그가 내민 인형을 보며 또 웃고 만다. "다이빙을 끝내고 돌아온 날에 다이빙하는 인형을 받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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