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 안녕, 4년 만이야

휴가 좀 다녀올게

by maybe



14시 10분, 정확히 예정보다 1시간 후에 발리 응우라라이 공항에 도착했다. 1시간 늦은 출발이었으니 당연하겠지.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 안으로 들어오고, 입국심사하러 걸어간다. 물론, 또 화장실에 들렀다. 공항을 두리번거리며 걷는데 매우 낯설다. 아니, 발리는 4번째 방문인데 어째서? 그새 인테리어 디자인을 바꾼 걸까. 그것도 맞겠지만, 떠올려보니 발리 공항으로 입국하는 건 5년 만이었다. 2번째, 3번째 방문은 롬복으로 들어가서 발리로 나왔다. 그러니 낯선 게 당연한 거였다. 나의 마지막 기억의 공항 풍경은 롬복 공항이니까. 아마, 롬복으로 들어가는 항공편이 많았다면 이번에도 롬복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발리 공항으로 들어가는 것도 참 좋은 경험이 되었다. 즐겁고 설레는 낯선 풍경. 처음 여행하는 사람처럼 어색하지만, 이 공기와 사람들의 말과 그들이 주는 느낌은 매우 그리운 것이었다.


14시 22분, 1차, 방역 심사를 받았다. 백신 증명서를 제시하고 확인받는다. 금방 끝났다. 2차, 도착비자 발급. 가지고 간 루피아로 계산했다. 세 군데의 창구가 있었는데, 가운데로 줄을 섰다. 내 여권을 본 인니 여성이 "안녕하세요!" 인사한다. 나도 웃으며 "안녕하세요!" 다시 인사했다. 비자에 그녀가 계산했다는 완료 도장을 찍어주며 "땡큐-" 여권을 돌려준다. 나는 여권과 비자를 받으며 "뜨리마까시-"하고 대답했다. 그녀는 활짝 웃었다. "사마 사마-" 인사해 주는 소리를 들으며 이동했다. 3차, 본격 입국심사. 줄이 꽤 길었다. 많은 사람들이 서있었다. 내 뒤에 선 커플은 딸이 둘이었고, 친구로 보이는 일행도 딸이 있었다. 여자애들 셋이서 얼마나 조잘조잘 이야기하던지. 그 말소리가 귀엽고 예뻐서 혼자 웃었다. 내가 서있는 곳에서 대각선으로 보이는 한 남자아이는 내 쪽의 라인에 서서 혼자 놀고 있었는데, 엄마가 마스크를 씌우니 싫다고 얼굴을 피한다. 3번 시도했으나 계속 실패. 아이는 떼쓰지 않고 "No!"라고 의사 표현을 했다. 가만히 지켜보던 아빠가 나선다. "주위를 둘러봐.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너도 마스크를 써야 해." 아이는 서너 살 정도로 보였는데, "마스크는 싫어."라고 대답했다. 그래, 답답하지. 어른들도 답답한데 너는 오죽할까. 아빠는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이리 와. 그리고 마스크 잠깐 쓰는 거야. 나가면 벗자." 그제야 한 걸음 앞으로 그들의 라인에 서면서 마스크를 썼다. 눈은 잔뜩 찡그린 채.


15시, 입국심사를 마쳤다. 마스크를 벗어 얼굴을 확인하고, 양손 검지를 스캔하고, 여권을 받아서 밖을 향해 걷는다. 4차, 세금신고서 작성. 이건 여러 번 써봤지. 어차피 신고할 물품은 없어서 모두 "NO"에 체크하고, 신고서를 제출하고 나간다. 드디어 발리에 들어왔다!


15시 5분, 공항에서 환전. 100불만 환전했다. 내가 아는 금액이 아니네. 역시, 환율 많이 올랐나?


15시 13분, 유심 수령. 클룩에서 미리 구매했고, 직원을 찾아 만나려고 클룩 유니폼 입은 이들을 계속 찾아다녔다. 택시 승강장 근처에 있었다. 동글동글한 귀여운 인상의 인니 여성이었다.


15시 23분, 픽업 기사 만나서 드디어 빠당바이로 출발. 공항 출구 앞에는 수많은 픽업 기사들이 서있다. 그들이 들고 있는 많은 사인 중에 내 이름 찾는 것이 꽤 오래 걸렸다. 그는 내 이름을 들고 1시간 넘게 서있었다고, 피곤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의 이름은 뇨만 Nyoman. 그는 친한 한국인 친구가 있다고 했다. 이름이 '리'라고 했다. 응, 한국에는 매우 매우 많은 '리'들이 있다고 했다. 그에 비해 나의 패밀리 네임은 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매거진의 이전글DAY 2, 발리로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