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좀 다녀올게
11시, 저 멀리 롬복과 그리고 길리 트라왕안 섬이 보였다. 길리에 있는 '진'과 카톡을 주고받았다. 인터넷이 터지는 걸 보니 거의 다 온 것 같다고 그가 답했다. 지도를 열어보니 매우 인접해 있다. 곧, 도착할 예정.
11시 20분, 에피소드 2개를 다 듣고 배에서 내렸다. 배낭이 내려지기를 기다리고, 이윽고 받아 든 무거운 배낭을 메고 항구를 나가려는데, 진의 얼굴이 보였다. 점심 먹으러 가기 전 항구로 마중을 나온 것. 반가운 얼굴을 보니 비로소 길리에 도착했구나 실감한다. 함께 조금 걸었고, 카페에 앉아있던 '헌'이 나를 발견하고 나왔다. 이 섬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기까지 5년이 흘렀다. 한국에서 몇 번 만났지만 이 섬에서, 다시. 5년 만이다. 일단 짐이 무거워서 숙소에 체크인을 해야 했고, 그들도 일행이 있어서 곧 헤어졌다.
12시, 길리에서 7박 8일간 나의 집이 되어줄 첫 숙소 도착. 4성급 리조트지만, 만들어진 건 좀 오래된 듯했다. 방갈로 형태의 건물이 마주 보고 있고, 식당 앞에는 작은 수영장도 있다. 나는 2층 14호를 배정받았다. 대충 배낭을 풀고, 간단하게 물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배낭을 메고 다니는 피곤함과 두어 시간 달려온 배에서 느낀 멀미, 갑자기 느낀 더위에 살짝 지쳤다. 아까 조우했던 이들도 식사 후 마사지 일정이 있다고 했고, 나는 잠시 쉬었다 다이빙 샵에 가볼 참이었다.
13시 15분, 집을 나선다. 혹시 몰라 가져온 여행용 타로카드를 챙겼다. 숙소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어서 상태 체크를 했는데, 오래된 자전거라 다음에 빌리기로 했다. 이곳에 묵는 동안 자전거를 빌릴 일은 없었다. 모스크를 더 지나 안쪽 골목의 흙길을 한참 걸어야 있는 숙소에서 섬의 동남쪽에 있는 다이빙 샵까지 걸어서 35분 걸렸다. 대략 1.7km였고, 중간에 빵집과 카페를 들렀던 것을 포함해 이동 시간이 가늠되었다. 7일간 매일 이 길을 왕복하며 다이빙을 하러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