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 주기적으로 귀여움 충전

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by maybe



014. 주기적으로 귀여움 충전


하루가 길고 바쁘고 유난히 힘이 부쳤다. 아침부터 타 업체로부터 이슈가 있었고, 지하철에서 슬랙을 들여다보며 일을 했다. 쉬는 틈 없이 쏟아지는 일들은 그렇다 쳐도, 무례하고 멍청한 인간들이 손으로, 입으로 싸는 똥을 치우고 있노라면 인류애 따위는 좁쌀 하나만큼도 남아있는 것 같지 않다. 출근길에 앞서 걸으며 담배를 피우거나 꽁초를 길에 버리며 아무렇지도 않게 침을 탁 뱉는다거나, 해야 할 일을 당당히 남에게 미루며 본인의 무능함을 메일로 보내거나, 회사와 계약한 고객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에게 반말과 욕설을 하는 모습을 본다. 오늘 마주했던 것들 몇 개만 예를 들었는데 이미 부아가 난다.


그럴 때마다 동료의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 동영상을, 절친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고양이 사진을 들여다본다. 아직 돌도 되지 않은 아이가 뒤집기를 하고 방실방실 웃는다든지, 고양이가 집중하며 앞발을 부지런히 그루밍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내 감정이 하찮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의 원인들은 하찮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퇴근하기 직전에 동료에게서 '썸을 타고 있는' 사진이 날아왔고, 친구에게서 '공주의 모습으로' 새침하게 있는 사진을 받았다. 아주 조금의 인류애가 올라왔다. 이런 귀여움을 지키려면 인류가 할 일이 많지. 역시, 귀여움이 승리한다. 귀여움은 나를 살리고 세상을 구한다! 귀여움 만세! 를 외치며 위안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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