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013. 몇 번씩 쓰게 되는 일기
일기의 형태는 그저 하루를 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이제는 깊게 알고 있다. 날짜와 날씨, 하루의 일과와 느낌까지 쓰고 그리던 어린 시절의 일기 쓰기로부터 나는 얼마나 많은 하루를 적어왔는가 생각해 본다. 그때그때 나를 행복하게, 속상하게 했던 타인의 이야기들이 섞여있던 기록과 감정들을 여과 없이 쏟아내던 숱한 밤들을 기억한다. 친구들과 편지 형식으로 쓰던 교환 일기는 자존심을 세운 거짓말이나 허세도 가득했던 것을 이제야 고백한다. 지금은 블로그에 쓰고 있지만, 다양한 웹 플랫폼과 여러 형식을 거쳐 하루에 한 번, 주에 몇 번, 달에 한 번씩 쓰기도 했다.
똑같은 패턴의 하루를 보내더라도 똑같은 하루가 아니다. 올려다본 하늘이 매일 달랐던 것처럼 유사해 보이던 하루와 감정도 매일 달랐다. 그래서 쓰이는 글의 색깔과 감정의 색감이 다채로웠다. 담백한 감정이었어도 다양한 사건들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기고 했고, 정작 아무 일도 없었지만 갑자기 저 밑바닥까지 치는 우울감을 느낄 때도 많았다. 그래서 오늘도 몇 번이고 적어본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말이 오고 갔는지, 나는 어떤 기분이었는지, 무슨 생각을 하면서 걸었는지, 일은 어땠는지, 잠은 잘 잤는지. 오늘 하루 안에 가득 차 있던 많은 것들을 떠올려 보며 일기를 쓴다. 하루가 참 길면서도 짧았고, 짧지만 또 무척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