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 지루할 만큼 잔잔한

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by maybe



012. 지루할 만큼 잔잔한


이제껏 봤던 영화들 중에 기억 남는 게 무어냐 물었을 때 떠오르는 대다수는 일본 영화다. 꽤 오랫동안 많은 영화들을 봤는데, 최근 몇 년 간 2번 이상 찾아봤던 영화 몇 개는 항상 일본 영화였다. 지루할 만큼 잔잔하고, 조용하게 흘러가는 담백한 영화. 때려 부수거나, 뜨거운 사랑을 하거나, 반전을 거듭하는 영화보다 훨씬 좋았다. 재미는 덜할 수 있지만.


나라의 정서나 집단의 분위기가 영화 속에서도 묻어져 나오는 것도 잘 안다. 그들의 정서가 나의 정서와 닿아있는 지점도 있었겠지만 다른 부분이 더 많았다. 이해 못 할 감정선이나 이야기의 흐름이 거슬린 적도 많았다. 그래도 특유의 과하지 않은 그 심심함이 맘에 들었다. 심심할 수 있는 비어있는 시간에 지루할 정도로 심심하고 싱거운 일본 영화를 본다. 굳이 때리고 부수거나, 뜨겁게 사랑하다 헤어지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재밌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나도 영화와 함께 잔잔하게 흘러가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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