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탐구생활 - 오늘의'좋아요'
025. 수건을 개키며
자취를 하며 살아온 시간이 인생의 반이나 되는데, 몇 가지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들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그중 하나는 수건이다. 더러워지거나 해져서 걸레짝이 될 때까지 사용하지 않고, 울세탁 모드로 따로 세탁기를 돌리고, 세탁을 하면 단정하게 개켜서 보관하는 것. 수건을 사용하는 나만의 규칙이다. 전에 살던 집에서는 수건 선반을 따로 설치해서 반으로 두 번만 개고 넓게 펴서 선반에 올려두고 사용했는데, 지금 사는 곳은 이전 집보다 좁고 작은 곳이라 욕실 문에 걸어두는 선반에 수건을 두고 있다. 자리가 넉넉하지 않아 일정한 크기로 둘둘 말아서 둔다. 이사를 오면서 소형 건조기가 생겨서 요즘에는 수건을 꼭 건조기로 말린다. 그냥 말리는 것보다 울이 살아있고, 뽀송뽀송한 감촉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갓 꺼냈을 때 기분이 참 좋다. 이곳저곳에서 받아온 수건은 주방에서 쓰다가 발수건으로, 걸레로 사용하다 버려졌다. 수건 하나 바꾸고 조금 신경을 쓸 뿐인데,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다. 누군가는 수건 하나 가지고 유별나다 할 수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는 굶어도 나가기 전에 안 씻는 사람은 없다. 수건은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씩 내 얼굴과 몸에 직접 닿는다. 일단, 세탁과 건조가 잘 된 뽀송뽀송한 수건을 사용하면 기분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대접'받는 느낌이 든다. 혼자 사니까 스스로를 챙기거나 돌보는 게 소홀해질 수 있다. 혼자 밥벌이도 해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니까. 하지만 혼자 사니까 내가 나를 더 대접해야 한다. 스스로를 아끼고 대접하는 마음에서 삶의 질은 향상된다고 믿는다. 그런 건 뭔가 거창한 것으로부터 오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건이나 이불 같은 것으로부터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