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도 Aug 18. 2022

단단한 채움

경계 (순간의 기록)

그림을 그릴 때 경계선 안과 밖을 구분해 채워 나가면 난 안정감을 느낀다.

예전 작업한 그림엔 모든 사물에 라인이 있었다. 당연하듯 풍경과 사물을 구분하며 선을 긋고 있는 내가 어느 순간 답답하게 느껴졌다. 내가 틀이 강한가? 란 생각도 들었다. 내 안의 나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단단한 고집으로 외로운 내가 보였다.

이후 되도록 라인을 긋지 않고 작업을 했다.  사람과의 관계경계 없이 누구나 와 만났다. 꽤 시간이 지나고 알게 되었다.  난 어느 정도 경계가 있어야 안정을 느낀다는 걸. 

오늘 작은 식물을 그렸다. 식물을 색연필로 슥슥 채우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졌다. 식물과 배경이 명확하게 선명해지는 순간 뭔지 모를 답답함이 사라진다. 예전 같은 라인은 없다. 단단한 채움만 있을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는 보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