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김치의 기포

순간의 생각을 적는다.(보따리 여인)

by 안도

어떤 상황이 되면 뇌리에 스치는 장면이 있다.

옛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따리를 꼭 안고 절대 내주지 않는 여인이 나오는 장면. 제정신도 아닌 것 같고 눈빛도 불안하며 보따리에 금은보화가 있는 건지 보따리를 만지거나 뺏으면 난리가 난다.


저 보따리에 무엇이 들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그들이 어쩌다 저렇게 된 걸까 안쓰럽기도 하면서 나도 저렇게 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까지 했던 어린 나의 두려움이 지금도 남아있다.


보따리에 금은보화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그들을 그리 이르게 한 사연 서린 물건이 그 안에 담겨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내 뇌보따리엔 온갖 생각들이 가득하다.

그중 대다수는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들이라 버려 마땅한데 꽁꽁 묶어놓고 내주질 않고 있었다.

보따리 여인처럼 말이다.


이젠

내 것이 아니다. 풀어야 한다.

버릴 것은 버리고 남긴 것은 보따리에 싸놓지 말자.

나눌 것은 나누고 소중한 것은 다듬고 닦아놓자.


남은 올해 '슬로우 워크'를 읽어보려 주문을 했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느림 속에서 진정 가치 있는 내 일을 잘

해나가고 싶어서이다.

보따리 여인처럼 쥐고만 있지 않길

나에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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