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일기_넷

2020.6.29(월)

by ThisJunghye

21대 국회가 시작되고 드디어 오늘, 10명의 의원이 모여 '포괄적 차별금지법'를 발의했다. 한국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그러나 그것이 당사자가 아니면 스쳐 지나가기 쉬웠던 이 총체적인,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를 이제 '법'이라는 틀 안에서 규정하기 위해 다양한 이들의 언어가 모였다.


올해 대표 이슈인 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인해 사회의 불평등 문제가 더욱 선명히 드러나고 있다. 각자의 삶을 지켜내기에도 어려운 시간이지만, 드러난 문제는 드러났을 때 집중 논의해야 그 뒤에 다른 이슈에 묻히지 않고 해결해 낼 수 있다. 설득과 합의, 변화.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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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지 않는 상품은 창고에 쌓인다. 세상에는 '보호'나 '유예'라는 이름의 창고가 무수하다. 보호작업장(장애인)과 병원(질환자)은 물론이고, 고시촌-학원가(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취준생)도 마찬가지. 투자할 자산이 없는 하층 계급의 청년들은 공단 12시간 주야간 노동에 갇힌다.


유폐되지 않으려면 사들여야 한다. 결혼도, 관계도, 존재(자격)도 구매 대상이 되어버린 시대지만 늘 자격을 질문당하는 성소수자들은 평범하고 안정된 삶을 꿈꾼다. 이 모순적인 바람을 채우기 위해 비용을 지불한다.


모든 것을 구매해야 영위되는 삶. 사회적 소수자들이, 아니 '우리' 모두가 그토록 바라는, '그림이 그려지는' '일반의' '평범한' 삶이 이런 모습이라니. 이 또한 슬프고 불안하다.


- 책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희정 지음/오월의봄 펴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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