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7 다시 돌아왔지만 (1)

- 느껴지는 그의 빈자리

by 농도C

"띠리리링, 띠리리링"

"네, 명품잡화팀 김시안입니다. 전화 받았습니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네, 명품잡화팀 박규민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왜 이렇게 전화가 많이 오지…?”

시안은 순간적으로 대팔의 업무량을 실감했다.

과장님이 있을 땐 이 정도로 전화가 울리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대팔이 휴가를 갔다. 대팔은 원래 휴가를 잘 가지 않는 사람이었다. 시안과 규민이 팀에 온 뒤로 1주일 넘게 자리를 비운 적도 없었다. “딱히 갈 데도 없고, 혼자 가서 재미를 느끼는 성격도 아니라서…”라던 그가 길게 비우고 나자, 두 사람은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아… 이게 바로 대팔 과장님의 빈자리구나.’

윤호가 업무를 간간히 봐주고는 있었지만 윤호 또한 본인이 원래 하던 일이 있었으니, 사실상 대팔의 업무는 규민과 시안이 대체해서 처리를 해야했다. 이 둘은 대팔의 빈자리를 체감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전화기가 쉴새없이 울려대고 있었다. 분명 대팔이 함께 있을 때 대팔의 전화기가 이렇게 울리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그들도 이유를 몰랐다.


"시안 주임님. 대팔 과장님이 안계셔서 그런데, 저희 이번주에 판촉 행사 어떻게 준비가 되어 있나요?"

"규민 주임님, 대팔 과장님이 안계셔서 그런데, 저희 VIP 행사 과장님이 협의해주셨던 거 다시 한 번 확인을 좀 하려구요."

분명 대팔에게 인계는 다 받았다. 1주일 좀 넘는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게 될 것이고, 어떻게 브랜드에 안내를 해줘야 하는 등등 모두 인계를 받았는데, 뭐가 이렇게 많고 복잡한지 각 브랜드에서 실시간으로 물어보는데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화장품 브랜드인 로플로라 매장의 매니저에게 연락을 받았다.


"주임님. 로플로라 매장이예요. 잠시 통화 가능하세요?"

"매니저님, 혹시 급한 일이세요?"

"조금 급하긴 한데, 지금 통화가 좀 어려우신가요?"

"제가 지금 급하게 처리하고 있는 일이 있어서요! 이거 끝나고 바로 통화를 드릴께요!"

시안은 그렇게 로플로라 매장의 연락을 급하게 끊고는, 다시 모니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시안은 그 말이 마음에 조금 걸렸지만, 지금 손에 쥔 문서 처리에 밀려 그냥 통화를 끊어버렸다.

회신해야할 문서들의 양이 점점 쌓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대팔이 문서를 작성하고 회신하는 속도에 비해서 시안이나 규민의 업무 처리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두 사람은 본의 아니게 매장에서 오는 연락들을 받을 때 급한 일인지 아닌지를 물어보고, 그게 아니면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 전화를 돌리면 열 개 중 여덟 개는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해결을 해주곤 했다. 매장에서도 굳이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데 담당자들에게 연락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띠리리리링, 띠리리리링"

'아.. 샤를이네. 로플로라에 샤를에 오늘 무슨 일이지?'

시안은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설마 별일이겠어? 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네, 명품잡화팀 김시안입니다."

"아, 주임님. 샤를 매장이예요. 로플로라 매장에 어떤 고객 한 분이 소리를 크게 치고 계셔서요."

수화기 건너로 로플로라 매장 매니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고, 어떤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너네 매장이 내 돈을 먹으려고 했네, 먹으려고 했어. 아니 어떻게 고객의 돈을 가로채려고 할 수 있는거지? 이 매장 이거 앞으로 영업 못하게 해야돼 이거. 로플로란지 개플로란지 도둑들이 영업하는 매장이 혜성백화점에 떡하니 영업을 해서 되겠어?"


시안은 수화기 건너편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들으며, 지금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아니 샤를 매니저님, 지금 무슨 상황이예요?"

"주임님. 규민 주임이랑 같이 오세요. 고객님 지금 매장에서 소리 지르고 난리라서요!" 샤를 매니저의 목소리에서 다급함이 느껴지고 있었다. 시안과 규민이 급하게 내려가서 보니, 익숙한 실루엣의 고객이 로플로라 매장 매니저에게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시안은 언뜻 저 고객이 대팔 과장에게 친근한 척을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봤었는데, 그 고객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로플로라 매장 앞에는 이미 작은 구름떼 같은 인파가 모여 있었다. 누구는 웅성거리고, 누구는 몰래 촬영을 하고, 매장 직원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야말로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어.. 어.. 어떻게 해야 되는거지..?'

시안의 머릿속은 하얘지다 못해 블랙 아웃이 온 것 같았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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