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시작한 두 사람의 이야기.
<개인 사정으로 지난 화요일에 연재하지 못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음 날, 대팔은 약속한 커피숍에 먼저 도착해 앉아 있었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며, 초점을 잃은 시선은 허공을 떠돌았다.
다시 이 사람과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이 대팔의 숨을 무겁게 눌렀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엉킨 실타래를 다시 풀어야 할까.
궁금했다. 무엇이 이 사람을 계속 컴플레인을 제기하게 만들고, 때로는 목적을 이루기도 하면서, 때로는 목적을 이루지 못했음을 아쉬워 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일까. 대팔이 알기로는 우리한테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혜성 백화점뿐만 아니라 다른 백화점들도 돌면서 주기적으로 컴플레인을 제기할 것이 없나 보다가 건수가 생기면 컴플레인을 제기하고, 목적을 달성하면 얼굴이 사악 바뀌면서 굳이 바라지도 않는 친밀함을 과시하는 패턴의 반복이었다. 그리고 대팔은 혜성 백화점 근무를 하면서 박상철의 메인 컨택 포인트가 되어 있었다. 대팔이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신 과장~ 먼저 와 있었네?"
익숙한 정장 차림의 박상철이 카페에 들어왔고, 앞에 놓인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쭈욱 마신다.
"나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아이스는 안되는데 신 과장 왜 아이스를 샀어~"
대팔은 살짝 얼굴을 찡그렸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선생님. 죄송합니다만 제가 오늘 이런저런 미팅이 많아서, 로플로라 이야기를 바로 시작했으면 합니다."
"아이 신 과장~ 뭐가 그렇게 급하나~ 어차피 로플로라 건도 당장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니지 않나? 자네가 로플로라 직원들 대체 시킬 수 있어? 그건 아닐 것 같은데?"
사실이었다. 박상철은 대팔이 무슨 이야기를 할 지 알고 있는 듯 했다. 박상철의 요구사항은 본인을 도둑으로 몰고 중복결제를 할 뻔하게 만들었던 직원들에 대한 처우 문제였다. 이 사항은 백화점에서 로플로라 본사에 제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지만, 로플로라 본사에서도 이 내용을 문제삼아 발령을 보내거나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박상철은 직원들의 실수임을 알고 있지만 문제를 크게 만들고자 매장에서 그렇게 분란을 낸 것일지도 모른다.
"선생님. 말씀대로 제가 오늘 연락을 드린 것은 로플로라 매장 컴플레인 건에 대해서 백화점을 대신하여 사과를 드리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요구 사항에 대해 답변을 드리.."
"신 과장."
박상철이 대팔의 말을 잘랐다.
"네 선생님."
"우리가 언제 처음으로 만났지?"
"정주점에서 처음 뵈었으니 족히 5년은 넘은 것 같기는 합니다."
"그렇구만. 그때의 자네는 참 열성적이었는데."
"네?"
박상철은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냥.. 오늘의 자네를 보고 있으니, 오늘은 신 과장과 컴플레인 이야기를 굳이 하고 싶지는 않구만."
신대팔은 슬슬 짜증이 나고 있었다. 안그래도 한 동안 다른 컴플레인으로도 본인의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는데 보고 싶지 않았던 박상철 고객까지 다시 만나게 되어서 대팔은 리프레시를 하러 여행까지 다녀오지 않았던가. 그렇게 정신적인 회복을 하기 위한 노력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팔은 지금 상철 앞에 있는 본인의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아니, 이해하려는 노력을 더 하지 않았다. 그저 기계적으로 처리를 해야할 사항이라고 생각할 따름이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말이네."
박상철은 갑자기 추억 여행을 시작하고 있었다.
대팔은 '이 분이 갑자기 왜 그때 이야기를 꺼내실까..' 라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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