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말: 베테랑은 팀이 어려울 때 해결하는, 해결사1

경력자의 진짜 힘은, 문제 해결 능력이다.

by 청리성 김작가
과정없는 결과?

[캐스터] 네! 그래도 원정팀이 어찌어찌해서 두 점을 추가했네요?

[해 설] 야구는 점수로 승부를 내는 경기기 때문에, 어떻게든 점수를 냈다는 것이 중요하죠!


“그러고 보면, 야구나 회사나 결과를 중시하는 건 같네요. 어떤 책에서 보면, 과정도 중요하다고 하는데….”

“하하하! 그래서 불만이야?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안 나와서?”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저 같은 신입은 열심히 해도 결과를 보여드릴 수 없으니 좀 막연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내가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줄까?”

“어떤 얘기요?”


“예전에 어떤 강의 테이프에서 들은 얘긴데, 의미심장하더라고.

어떤 사람이 배가 고파서 호떡 한 개를 먹었어. 그런데 배가 차지 않는 거야. 그래서 하나를 더 먹었어. 그런데도 마찬가지인 거야.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먹었는데. 일곱 개째 호떡을 먹으니까 배가 부른 거야. 그러니까 이 사람이 자신의 뺨을 때리면서 이렇게 말했어. ‘에잇! 처음부터 이 호떡을 먹었으면 배불렀을 텐데. 괜히 엉뚱한 호떡 여섯 개나 먹었네?’”


“예? 그게 무슨 말이죠?”

“그렇지? 말이 안 되지? 물론 우스갯소리로 누가 지어낸 얘기라고 생각되는데, 어이없다고 그냥 넘길 얘기는 아니라고 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거든. 과정이 없는 결과. 일곱 개째 호떡을 먹었을 때 배부른 건, 앞에 여섯 개의 호떡을 먹어서 그런 거잖아? 물론, 과정이 있지만, 결과가 안 나올 때도 있긴 하지. 하지만 결과가 나오려면, 과정은 필요하다는 얘기야.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그리고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과정 없는 결과는 없어!”


“맞습니다! 과정 없는 결과는 우연히 얻어지는 행운 정도겠네요!”

“행운도 아무한테나 오는 게 아니야. 준비한 사람에게 가는 거지! 암튼, 지금 여기서 뛰는 선수들 봐봐. 그냥 갑자기 뚝딱하고 나왔겠어? 어릴 때부터 훈련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결과로 나타나는 거잖아? 그 결과가 일찍 나오는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시간이 지나고 빛을 발하는 거지! 결국, 꾸준한 노력의 과정은 어디나 필요하다는 거야.”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너무 초조하게 생각하지 않고 과정에 충실할게요. 그럼 언젠가는 좋은 결과도 나오겠죠!”

“그렇지! 이해가 빠르네! 야구 씨는 잘하고 있으니까 지금처럼만 하면 돼. 내가 보장하지!”

“네!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과정 없이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을 새겨본다.

좋은 과정이 있다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믿기로 했다.

좋은 결과는 내가 원하는 결과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결과가 더 좋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본다.




베테랑 vs. 베테랑

[캐스터] 초구! 타격! 네! 안타입니다. 첫 타자가 안타로 출루합니다.

[해 설] 네! 홈팀도 선두타자가 나가면서 기회를 잡습니다.

선두타자를 내보낸 부담 때문일까? 투수는 연속 4개의 볼을 던지면서 두 번째 타자를 걸어서 출루시켰다.

[캐스터] 이번 타자는 스트레이트 볼넷이 나왔네요? 볼넷으로 출루합니다. 무사 1, 2루!


“이번엔 점수 좀 나겠는데요?”

“그러게! 찬스가 왔네!”

“어? 대타를 쓰네요?”

“앞서고는 있지만 이제 공격할 기회가 적으니, 이번 기회에 굳히기를 하려는 것 같은데? 베테랑 타자를 내보내는 것을 보니.”

“그렇네요? 저 선수 예전에 홈런도 많이 치고 그러지 않았나요?”

“그랬지! 근데 부상 때문에 경기에 계속 나오기 어려우니까, 기회가 왔을 때, 한방 해주기를 기대하면서 내보내는 거지!”
“아…. 그렇군요!”

대타로 나오는 베테랑 타자의 모습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경기장을 압도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포수가 마운드로 올라갔다.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함과 이 타자의 장단점을 설명해 주는 것 같았다.


“베테랑 타자가 나오니까, 포수가 투수를 좀 안심시켜주기 위해서 올라간 거겠죠?”

“올~ 이젠 척하면 척이네? 하하하! 아무래도 그렇지. 지금 주자도 있고 하니, 투수가 많이 긴장될 거야!”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베테랑 타자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안정감이, 투수에게서는 불안함으로 전달되고 있다.


[캐스터] 아무래도 베테랑 타자가 나오니까, 투수가 좀 긴장한 것 같네요?

[해 설] 더 벌어지면 따라갈 힘을 내기 어렵죠. 승부처라고 할 수 있으니 긴장될 거예요!

[캐스터] 네! 투수가 긴 호흡을 내뱉고 초구를 던집니다! 아! 바운드된 볼이 옆으로 빠집니다. 주자들은 한 베이스씩 여유 있게 이동합니다. 이제 무사 주자 2, 3루!

[캐스터] 아! 역시 투수가 부담이 큰 것 같습니다.

[해 설] 아무래도 안타를 맞으면 점수를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 그러겠죠!

[캐스터] 네! 결국 투수가 교체됩니다. 이번 타자까지 승부하지 않고 바로 교체하네요?

[해 설] 아무래도 신인 투수가 감당하기에는 버겁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자칫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캐스터] 네! 교체되는 투수는 베테랑 투수네요! 이번 승부가 볼만하겠습니다.

[해 설] 맞불 작전이라고 볼 수 있죠!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경험을 이길 수 없으니까요.


“이번 승부는 볼만 하겠는데? 베테랑과 베테랑의 대결이라.”

“양 팀이 모두 이 이닝에 결정을 내거나 막아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네요!”

“공격 기회가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원정팀은 이번 이닝을 잘 막아야 다음 마지막 공격에서 승부를 걸만한 의지가 생길 것이고, 홈팀은 이번에 대량 점수를 내서 굳히기를 하려는 거지. 두 팀 모두에게 승부처라고 할 수 있지!”


누구도 가져 갈 수 없는, 경력자의 자산

타자와 투수가 마주하는 모습만 봐도 무게감이 느껴졌다. 경력자의 힘 같은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든 경력자는, 왠지 모를 무거운 기운이 느껴진다. 많은 경험을 통해 몸에 밴 안정감이라고 해야 하나? 최악의 경험까지 해본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해탈 감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나 같은 신입은 도저히 따라 할 수도 없는 그 무언가의 기운이 느껴졌다.


[캐스터] 초구! 스트라이크! 몸 쪽에 바짝 들어간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습니다.

[해 설] 역시 베테랑 투수답게, 과감하게 던지네요!

[캐스터] 타자는 이번 공을 놓친 걸까요? 아니면 원하는 공이 아니라서 그냥 둔 것일까요?

[해 설] 네! 속단할 수는 없지만, 제 생각에는 볼을 한 번 본 것 같습니다.

[캐스터] 이유가 있을까요?

[해 설] 스트라이크라도 차라리 안 치는 게 좋은 공이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지금 공이 딱 그렇게 보입니다. 우타자의 몸 쪽으로 들어오는 공은 밀어 치기가 어렵거든요!

[캐스터] 지금이 밀어쳐야 하는 상황이라는 말씀인 거죠?


[해 설] 네! 그렇죠! 만약 지금의 공을 건드렸다면, 내야를 빠져나가지 않는 이상 3루 쪽으로 공이 갈 확률이 높거든요. 그러면,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지 못하거나 들어온다고 해도 아웃이 될 확률이 높은 거죠!

[캐스터] 네! 그 짧은 순간에 그런 판단을 한다는 게 참 대단들 하네요! 그러면 투수도 그걸 노리고 일부러 몸 쪽으로 던졌을 가능성이 높겠네요?

[해 설]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그렇지! 그게 바로 경력자의 자산이지!”

“경력자의 자산이요? 베테랑 선수들이 저희로 따지면 경력자라는 말씀이신 거죠?”

“맞아! 수많은 상황과 경험을 통해 체득한 사람! 바로 베테랑과 경력자! 상황에 따라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빠르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 이건 문서나 자료를 가지고 논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 그래서 정말 밑바닥부터 경험하면서 올라온 경력자를 보면, 과감해!”

“과감하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어설프게 흉내만 내면서 올라온 경력자는 자신이 경험한 것이 자신만의 것이라는 욕심이 있어. 그래서 후배들한테 잘 안 알려주려고 하지. 문서도 잘 공유하지 않고. 그게 자신의 밥그릇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참 어리석은 거지! 진짜 밥그릇은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자신의 몸과 머리 그리고 가슴에 새겨져 있는 경험인데 말이지! 야구 씨도 명심하도록 해. 문서나 자료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자신 안에 있는 거야.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그러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경험해야 해. 그건 알려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네! 명심하겠습니다!”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나만의 무기!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경쟁력! 나도 갖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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