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자의 역할을 할 때가 있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와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른 누군가를 연결해 주는 역할이 그렇다. 지난 달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오랜만에 연락이 온 지인을 만났다. 몇 년 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랜만이었다. 어떻게 지냈는지 안부를 물었고,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물었다. 마지막으로 연락했을 때와는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인이 연락한 이유도 그랬다. 지금 하는 비즈니스에,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연락한 거다. 필요한 부분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지인에 대한 좋은 느낌이 있었기에, 오랜만에 온 연락에도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었다. 대화를 나누던 중, 하나의 방법이 떠올랐다. 직접 도움을 줄 수 없으니, 연결해 주는 거였다. 필요한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방법이었다. 연결해 줄 분께 연락을 취하고 괜찮다고 하면,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은, 흔쾌히 만나겠다고 하셨다. 적절한 일정을 조율해서 함께 만났고,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도움이 될 방안이 무엇일지, 직접 소통하면서 찾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중간자로서, 다른 역할을 할 때도 있다.
서로 다툰 두 사람을 화해하도록 돕는 거다. 다툰 두 사람은 서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 이때는 각자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만날 접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한 사람을 만난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왜 다투게 됐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현재의 감정 상태를 묻는다. 상황과 그 사람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한 다음, 다음 사람을 만난다. 똑같이 물어본다. 앞서 들은 내용과 같은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있다. 사실이 아닌 의견이 들어간 부분이 그렇다. 각자가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말하니, 그런 거다. 이야기를 들으면 생각보다 골이 깊은 상황도 있지만, 가볍게 해결이 가능한 상황도 있다.
자기의 잘못도 인정하는 경우다.
무조건 상대방만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말하면서, 자기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말한다. 둘이 말하는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상대방이 말한 의도를 자기 방식대로 해석한 것이 다를 뿐이다. 서로가 말한 의도와 각자가 해석한 의미가 다르니, 다툼으로 이어졌던 거다. 충분히 이야기를 듣고, 다시 한 사람씩 만난다. 이때는, 상대방의 심정을 전한다. 그 사람이 말한 의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자기 잘못이 무엇인지 알고 말한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약간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다툴 때는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한테도 같은 형태로 말을 전한다. 역시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의아하다는 표정이, 화해의 시작이 된다.
이제는 둘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다. 각자에게 전달한 이야기를 둘 앞에서 다시 정리해 준다. 각자의 의도와 잘못을, 당사자 앞에서 다시 언급하는 거다. 그제야 얼굴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마음이 누그러졌다는 표시다. 이제는 각자가 자신의 진심과 무엇을 잘못했는지 말하도록 한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언제 다퉜는지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자연스레 화해가 이루어지는 거다.
서로의 마음을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앞으로 대화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게 된다. 존중하고 배려하는 대화를 다짐하게 된다. 이런 모습을 보면 느끼는 것이 있다.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못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거다. 알지만, 행동이 잘되지 않는 거다. 알고 있다면 아는 그것을 하면 된다. 아는 것에 반대되는 것을 하지 않으면 된다. 감정에 끌려서 말과 행동하면 다툼이 되고 후회로 남을 뿐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안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