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조언

by 청리성 김작가


믿고 따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스포츠를 배울 때, 처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 이유는 자세 때문이다.

스포츠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 자세는 빼놓을 수 없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프로스포츠 선수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때, 가장 먼저 자세를 살핀다. 필요하다면 사비를 내고라도,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 외국으로 떠나기도 한다.


예전에 누군가한테 들은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잘 나가는 프로 골프 선수가, 외국에 레슨을 받으러 갔다고 한다. 세계적인 선수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코치가, 어떤 기술을 가르쳐줄지 매우 기대하면서 떠났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선수에게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그립 잡는 법을 알려줬다고 한다. 골프를 처음 배울 때 가장 먼저 배우는, 기초를 알려준 것이다. 선수는 매우 당황했고, 비싼 비용을 들이면서 뭐 하는 것인지 생각했다고 한다. 웬만한 선수면 짐을 싸서 다시 돌아왔을 것 같은데, 이 선수는 계속 있었다고 한다. 레슨을 얼마나 받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가 되었다. 이 선수는 자신이 성장할 수 있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외국 코치에게 배운, 그립 잡는 법을 꼽았다고 한다. 우습게 여기고 대충 하거나 거부하고 떠나왔을 수도 있지만, 받아들인 것이 적중한 것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아이들에게 운동을 가르친 적이 있었다.

축구와 농구 그리고 학교 체육 등을 가르쳤다. 그때도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고 오랜 시간 연습했던 것이,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었다. 자세를 잡는 연습은, 반복적인 동작의 지루함과 고정된 자세로 버텨야 하는 힘든 시간이다. 잘 참고 견딘 아이들은 처음에는 성과가 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각을 나타낸다. 참지 못하고 대충 하면서 기술 연습만 했던 아이들은, 성과가 바로 나타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수준에서 정체된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묵묵히 따랐던 프로 골프 선수는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났다.

자세와 기초체력이 힘들고 지루하지만, 잘 따랐던 아이들은 좋은 성과를 냈다.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일단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이해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모를 수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은 알 수 없다. 배우겠다고 결심했다면, 기술을 이해하려는 머리보다 따르겠다는 마음이 우선이다.


상담을 요청하는 후배들과 얘기할 때도, 이런 생각이 든다.

고민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조언을 구하고,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함이다. 그러면 일단 들어야 한다. 이해 여부를 떠나, 일단 듣고 궁금한 내용은 질문을 통해 풀어나가면 된다. 하지만 이렇게 얘기하면 이래서 안 되고, 저렇게 얘기하면 저래서 안 된다고 반박한다. 듣고 생각해 보는 것이 아니라, 단정 짓는 것이다. ‘그럼 왜 고민 상담을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것은, 닫혀있기 때문이다.

보려는 마음이 없으면, 눈을 뜨고 있어도 머리와 가슴으로 이어지지 못한다. 귀가 있어도 들을 수 없는 것은 닫혀있기 때문이다. 어려움에 대한 해답이 보이지 않거나 들리지 않으면, 모든 것을 막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면 답을 찾기 어렵다. 복잡하고 불안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보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듣기 위해 귀를 열어야 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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