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대응

by 청리성 김작가
맞서는 것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것


자신을 공격하는 말에 가장 잘 대응하는 방법은, 더 강력한 공격을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이 하는 말을 잘 듣는 것이다. 잘 듣고 있으면, 내가 대응할 수 있는 답이 묻어져 나온다. 상대방의 말속에서,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 간단하게 몇 마디만 하면, 어렵지 않게 정리가 된다.


필자는 성격이 급하기도 하고, 욱하고 올라오는 감정을 느낄 때가 많이 있었다.

유독 궁합이 맞지 않는 거래처 사람들과 미팅할 때, 그랬다. 억지스러운 공격에,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가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든 적도 있었다. 돌아서서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표현이 가슴을 휘돌았다.


공격하는 말에 기분이 나쁘더라도, 그 말을 잘 듣고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했다.

흥분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 어떤 말로 받아칠지 생각했어야 했다. 그래서 기분이 나쁘더라도, 인내를 가지고 잘 듣기 시작했다. 그렇게 상대방이 계속 얘기하도록 내버려 두었더니, 얘기할 적정한 타이밍이 만들어졌다. 어떤 창에도 뚫리지 않는 방패와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을 이야기할 때다. 상대방이 이야기했던 이 두 가지를 짚어주기만 해도, 그들 스스로가 수습했다. 상대방이 한참 이야기하다가, 자신이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지, 알아서 수습할 때도 있다.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고 나온다.


씨름이나 유도를 볼 때 신기하게 느꼈던 것이 있다.

작은 체구의 사람이, 자신보다 큰 체구의 사람을, 가볍게 넘겨버리는 장면이다. 오래 지나지 않아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상대방이 밀고 들어오는 힘을 이용한 것이다.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대방의 힘을, 결대로 이용해서 넘겨버린다. 상대방이 힘을 사용하는 방향 그대로 오게 하면서, 자신은 방향을 살짝 트는 것이다. 힘으로 제압하려던 사람은, 자신의 힘으로 넘겨지게 된다. 돼지 떼가 달려오다 절벽을 보지 못하고, 아래로 추락하는 모습과 같다.


상대방의 말이나 힘에 대응하는 좋은 방법은, 그에 맞서지 않는 것이다.

그 말과 힘을 이용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과 힘을 잘 듣고 잘 봐야 한다. 거기에서 답이 있다. 내가 넘기려 하지 말고, 상대의 힘을 이용할 수 있게, 인내를 가지고 잘 살펴야 한다.

이전 26화56.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