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삼인칭 시점으로 바라보는 지혜

by 청리성 김작가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다.

유유히 흐르는 물처럼 그냥 그렇게 흐르는 것이 아니라, 꺾기고 막히는 상황 때문이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고,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그렇다. 생각지도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충격과 무게감은 더 커진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지만, 당연히 동의할 줄 알았는데 반대하는 상황 같은 것이 그렇다. 넋 놓고 있다가 한 대 맞은 기분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고 상황이 어쩔 수 없다면 또 모르겠다. 그냥 그렇다고 하면, 참 난감하다.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되는 일이니 말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 신세가 되는 거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 비중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사람 관계에서 오는 게 아닐지 싶다. 원하는 관계로 흐르거나 이어질 때는 마음이 편하지만, 부딪힐 때는 아니다. 마음이 갑갑해지고 천근만근처럼 무거워진다. 편하게 얘기를 나눌 관계라면 모를까, 불편한 관계거나 차마 말을 꺼내기 어려운 관계라면 마음만 앓을 수밖에 없다. 생각보다 빠르고 가볍게 해결될 때도 있지만, 시간이 늘어지고 끝이 보이지 않을 때는 시간과 비례해서 무게가 늘어난다.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깜깜한 지하실에 갇힌 기분이 든다. 어릴 때 잠깐 그런 적이 있었는데, 공포 그 자체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했다.


마음이 무거울 때는,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머릿속이 뒤죽박죽 해지고, 몸은 움츠러든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뭘 해도 의욕이 나지 않고 에너지는 바닥을 친다. 세상 무게를 다 떠안은 것처럼 그렇다. 하지만 신기한 게 뭔지 아는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무게는 적어진다는 거다. 바위 같던 심각성의 크기는, 작은 돌멩이로 변한다. 심각하게 뒤죽박죽 했던 사람끼리는 어떤가? 술자리에서 안줏거리로 삼으며 호탕하게 웃어젖힌다. 그때는 서로 죽일 것처럼 으르렁대기도 하고,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했으면서도 말이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이래서 있나 싶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느껴진다.

이거 아니면 아닐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면 정말 별거 아닌 상황이나 일이 허다하다. 시간을 거슬러 그때를 떠올리면서, 피식하고 웃기도 한다. 그때는 왜 그랬는지, 자기 자신도 이해가 어렵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시야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문제 상황과 마주할 때는 그것만 보인다. 다른 건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지만, 당시에는 그게 안 된다. 마음이 그렇게 놔두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이 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아니다. 방법이 있다.


메타 인지를 활용하는 거다.

코칭에서 메타 인지를 활용한 질문을 종종 한다. 지금 자신은 바라보지 못하는 것을 스스로 바라보게 하는 거다. 코치의 질문에 따라 생각하면서 좀 떨어진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 코치의 도움을 받으면 가장 좋지만, 도움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혼자서도 할 수 있다. 상상으로 하기도 하고, 실제 동작으로 하기도 한다. 상상으로 할 때는, 또 다른 내가 나를 바라보는 것을 상상하는 거다. 내 뒤에서 나를 바라본다고 상상하기도 하고 이렇게 질문하기도 한다. “5년 후에 내가 지금의 나를 바라본다면 어떤 이야기 해줄 것 같은가?” 동작으로는 이렇게 한다. 의자에 앉아 있다면, 자리에서 일어난다. 한 발짝 떨어져서 자기를 바라본다. 문제를 안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거다.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떠오르는 생각을 알아차린다.

해보면 마음이 좀 편안해진다.

존재하는 자신을 좀 떨어져서 살펴본 일이 있는가? 거의 없을 거다. 일인칭 시점에서만 존재하면, 넓게 살피기 어렵다. 그래서 삼인칭 시점으로 자신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조금 더 넓게 살피게 되고, 타인에게 조언하듯 자기 자신에게도 조언할 수 있다. 괜찮다고, 지금은 전부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아무렇지 않게 바라보게 될 거라고 말이다. 지금 무거운 마음이라면, 한번 해보면 좋겠다. 자리에서 잠시 벗어나, 편안한 내가, 무거운 마음을 가진 나를 바라본다. 무엇이라고 해주고 싶은가? 그 말을 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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