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한 영상을 봤다.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보이는 이 영상은, 큰 울림을 주었다. 한 여성 청년이 여행용 가방을 끌고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이 청년은 자립 청년으로, 나이가 차서, 보호소에서 나오게 된 상황이었다. 차비 때문인지 천원만 달라고 요청하였다. 거절한 사람들은 아마, 편집에서 삭제된 것으로 생각된다. 소소하게 도움을 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두 명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영상의 분량이 많아서일 수도 있는데, 그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한 여성분은, 밥 먹었는지부터 물었다.
“밥은 먹었어요?” 청년은 말을 흐리면서 아직 먹지 않았다고 했다. 이 여성은 청년을 데리고 눈에 보이는 카페 같은 곳으로 갔다. 음식을 가져다주고 이것저것 물었다. 갈 데는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을 물었다. 단순히 돈 얼마를 주거나 음식을 사주고 마는 게 아니었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앞으로의 여정을 걱정해 주었다. 청년은 쑥스러워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는데 고마운 표정은 그대로 드러났다.
또 한 여성은, 더 적극적이었다.
마치 가족 혹은 지인이 어려운 일을 당한 것처럼, 표정에서부터 안타까움을 전했다. 어떻게 하냐는 말을 되풀이했다. 지갑에 있는 현금을 전부 꺼내서 손에 쥐여줬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명함을 주시면서 꼭 연락 달라고 했다. 돈을 돌려받기 위함이 아니었다.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려달라는 거였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잘 지낸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던 거였다. 돈과 명함을 주고도 마음이 쓰였는지 바로 자리를 뜨지 못했다. 어디로 갈 거냐 어떻게 살 거냐 등등을 물어봤다. 확실한 답변을 듣지 않으면 가지 않을 것처럼, 말이다.
영상을 보면서 두 가지 마음이 올라왔다.
‘내가 만약 저런 요청을 받았다면, 도움을 주었을까?’ 확답하기는 어렵다. 의심부터 했을 거다. ‘진짜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는 말이다.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어려운 처지를 호소하는 모르는 몇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는데,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았던 때부터였다. 선의를 베풀고자 하는 마음을 악용했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자괴감마저 들었다. 이때부터였다. 모르는 사람이 요청하는 도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 영상을 통해 마음을 조금 고쳐 잡았다.
속을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외면하진 않을 테니 말이다. 나는 청년들의 삶에 도움을 주는 것에 관심이 많다. 청년 시절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회의 많은 문제의 첫 단추를 청년으로 보고 있다. 청년이 문제의 원흉이라는 말이 아니다. 청년 시절을 잘 보내면 많은 것이 좋아진다는 말이다. 건강한 정신을 가진 청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이들이 모여서 선한 일에 앞장선다면, 어떻겠는가?
이 청년들이 결혼했다고 하자.
이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어떻게 자랄까?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자라게 된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많은 문제가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대체로, 가정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가장 영향을 받는 곳이 가정이기 때문이다. 문제 상황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 오히려 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크다. 이 아이들이 자라면 어떤 청년으로 자랄까? 부모를 닮은 청년으로 자랄 거다.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청년이 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자신들과 비슷하게 키우게 될 거다. 선순환이 계속 이루어진다. 그 시작을 청년으로 본다. 이보다 더 값진 보상이 있을까? 앞선 두 여성도, 한 청년에게서 이런 보상을 받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