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권한을 발휘해야 할 때

by 청리성 김작가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다툼이 일어나는 현장에서 간혹 듣는 말이다. 다툼을 벌이는 당사자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툼에 끼어든 제삼자에게 하는 말이다. 이 말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로 흥분한 상태일 때가 많다. 따라서 더 흥분한 말투로 말한다. 자기 일도 아닌데 왜 끼어들어서, 이렇게 하라는 둥 저렇게 해야 한다는 둥 훈수를 두냐는 거다. 일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툼이 일어난 상황은 어찌 되었든, 당사자인 둘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이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힘의 비중이 다르다면 어떨까?

다툼이라고는 하지만, 한쪽이 일방적으로 밀리는 상황이라면 어떻겠냐는 말이다. 그래도 이해당사자끼리 알아서 하라고 두는 게 맞는 방법일까? 좋은 방법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건, 다툼이 아니라 공격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공격받는 사람의 잘못으로 일이 벌어졌을 수는 있다. 다툼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거다. 잘못의 책임이 있다고, 일방적으로 공격받아도 된다는 법은 없다. 잘못이 아니라, 실수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어찌할 수 없는 처지일지도 모른다.


부끄러웠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식당에서 일어난 일인데, 다른 테이블에서 벌어진 상황이다. 종업원이 실수 하나를 했다. 큰 실수는 아니다. 반찬을 추가로 가져다 달라고 했는데, 대답하고 가져오지 않은 거다.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였는데, 듣고 잊었던 모양이었다. 익숙하지 않으니 그럴 수 있겠다고 짐작됐다. 바쁘게 움직이면 가벼운 요청은 잊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테이블에서 한 사람이 큰소리를 치며 계속 다그쳤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불편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하지만 아무도 이 상황에 대해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식당 관리자만 나와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할 뿐이었다. 아르바이트생은 어딘가로 뛰어가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보였다.


가만히 있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한마디 거들 수도 있었는데, 하지 못했다. 그 테이블에 같이 앉았던 사람들도 고개만 숙이고 아무 말 하지 못하고 있었다. 가장 힘(?)이 있던 사람이었던 모양이었다. 가끔 이 상황이 떠오르는데, 나이를 조금 더 먹은 사람으로서 부끄러웠다. 얼마나 속상하고 억울했을지 떠올려본다. 주변에 사람은 많이 있었지만, 어른은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어른이라면, 내 일이든 아니든, 필요한 상황에서 해야 할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닐지 싶다.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