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송년회를 했다.
이달 1일 합병 등기를 하고, 처음 맞는 전체 행사였다. 인원이 늘어서, 기존에 하던 곳이 아닌 넓은 곳으로 장소를 잡았다. 송년회를 할 때마다 느끼는 부분이 있다. 일 년이 참 빨리 지나갔다는 느낌이다. 지난 송년회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데, 또 송년회라니. 다른 건 잘 기억나지 않아도, 송년회의 기억은 선명하다.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등에 관한 기억이 또렷하다. 기억이 또렷해서 빨리 돌아온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기억이 또렷하다는 건,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라야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년 느끼는 건,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거다.
지나고 보니 그 무게가 줄어들었지만, 당시에는 그 무게가 얼마나 버거웠는지 모른다.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어찌할 방법을 찾지 못해 혼란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혼란스러운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또렷해졌다. 짙은 안개에서는 한 치 앞도 구분하기 어렵지만, 다가갈수록 조금씩 선명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가만히 있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니, 조금씩 선명해지고 무게감을 덜 수 있었다.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는 유일한 방법이 무엇인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거다. 가만히 있다고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는 없는 일이다.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야, 터널에서 나올 수 있다.
노력으로 되지 않는 것도 있다.
타인의 판단이나 결정을 어떻게 할 순 없기 때문이다. 설득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완고한 마음을 풀기는 쉽지 않다. 올해도 이런 상황이 더러 있었다. 합병하는 과정에서 큰 산이 몇 번 있었다. 합병이 중단될 위기도 있었다. 합병되더라도 감당해야 할 큰 위험과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씩 풀기 위해 노력하고 조금씩 나아가다 보니, 산을 넘고 위기를 넘기게 되었다. 위험과 부담도, 생각지도 못한 상황으로 잘 마무리되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상황이 잘 흘러가서 무마할 수 있었다. 기적이라고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 올해도 기적을 많이 경험한 한 해가 되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감사한 한 해를 보낼 수 있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