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과 같은 일화를 듣는다.
실화라고는 하지만, ‘정말일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는데, 이 이야기들은 드라마를 넘어 동화 같다. 거지가 왕자가 되고 하녀가 공주가 되는 것처럼, 인생을 한 번에 역전시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인생을 한 번에 뒤집은 삶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가만히 있는데, 그냥 갑자기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났을까? 아니다. 씨앗을 뿌렸다. 아무것도 뿌리지 않았는데 거저 생기진 않았다. 작고 미약하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으로 씨앗을 뿌렸다. 흥부가 다리를 고쳐줬던 제비가 박 씨를 물어준 것처럼 말이다. 열린 박 안에 온갖 보물이 가득했다는 것은 다 아는 이야기다. 이와 같은 일화 두 가지가 있다.
행색이 초라한 노부부가 호텔에 들어섰다.
호텔비를 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가는 모습이었다. 다른 종업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한 종업원이 다가가 친절하게 응대한다. 그날은 호텔이 만실이라 객실이 없었다. 다른 곳으로 가게 하기에는 날도 좋지 않았다. 고민하던 종업원은, 호텔 안에 있는 자신의 숙소를 내어준다. 종업원은 밤 근무라 어차피 빈다며, 방을 내어준다. 노부부는 호텔을 떠나면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종업원의 이름과 연락처를 받는다. 시간이 지나서 다른 지역에 있는 호텔 대표라는 사람에게 연락이 온다. 그 호텔은 종업원이 근무하는 호텔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큰 호텔이었다. 호텔 대표는, 자기 호텔을 맡아서 운영해달라고 부탁했다. 호텔 대표는 행색이 초라한 노부부의 아들이었다. 호텔 대표가 자기 호텔 운영을 부탁한 것은, 고마운 마음도 있었지만, 종업원의 마음과 행동에 감동했기 때문이 아닐지 싶다.
한 식당에 할머니 한 분이 들어왔다.
행색이 초라했다. 오갈 데 없는 할머니로 보였다. 식당 주인은 할머니를 자리에 앉게 한 뒤,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을 내왔다. 할머니는 국밥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나서, 가만히 앉아 있었다. 밥값으로 낼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식당 주인은, 밥값은 됐으니 조심히 가시라고 안내했다. 며칠 뒤, 한 중년 신사가 식당을 찾아왔다. 자리에 앉은 중년 신사는 식당 주인에게 잠시 자리에 앉아줄 것을 청했다. 중년 신사는, 의아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식당 주인에게, 말을 꺼냈다. 며칠 전 치매를 앓고 있던 어머니가 집을 나가서 한참을 찾았다고 했다. 며칠 전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간 할머니였다. 집을 나와서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정신이 들어보니 낯선 곳이었다고 했다. 배가 너무 고파서 무작정 식당에 들어왔는데, 식당 주인이 친절하게 무료로 국밥 한 그릇을 줬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고개를 숙여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자기 회사 구내식당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중년 신사는 중견기업 회사 대표였다. 국밥 한 그릇이, 중견기업 구내식당 운영권으로 돌아왔다.
두 이야기의 공통점이 있다.
자기 부모 즉,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베풀어준 자비를 그들도 보였다. 아니, 그보다 더 큰 자비를 베풀었다. 자기 숙소를 내준 대가로, 큰 규모 호텔을 운영하는 자리를 얻었다. 국밥 한 그릇으로, 중견기업 식당 운영권을 얻었다. 결과를 알았다면, 누구나 그렇게 했을 거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다음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에 연민을 느끼고 자기가 할 수 있는 호의를 베풀었다. 어쩌면 우리도 이런 기회가 찾아왔는지도 모른다. 보이는 모습으로만 그리고 저울을 재는 마음으로만 바라봐서, 알아보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특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면, 훗날 엄청난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마음과 행동이 달라지지 않을까? 보상을 바라고 선의를 베풀라는 것이 아니다. 그런 마음으로라도 선의를 베푼다면, 혹시 모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