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악습이 있다.
악습은, 스스로 잘못된 습관이라 여기는 것을 말한다. 같은 행동이라도 누군가는 악습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일상이라고 말한다. 행동 자체에 따라, 악습인지 아닌지 갈리는 것이 아니다. 행동을 어떻게 인지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담배 피우는 것을 예로 들면 이렇다. 누군가는 악습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하나의 기호식품이라고 말한다. 전자는, 자신과 주변 사람의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지만 끊지 못하고 피운다. 후자는, 육체의 건강에는 해로울지 모르지만, 정신 건강을 위해 피운다고 말한다. 끊을 생각도 이유도 없다는 거다. 이 사람에게는 담배가 악습으로 인식될 수 없다.
악습을 의도하는 사람은 없다.
한 번 두 번 가볍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나 자신을 옭아매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 느낌을 알아차렸을 때가 바로, 악습이라는 것인 인지한 상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소나기나 눈에 띄는 비는 피하려고 한다. 맞으면 옷이 젖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가랑비는 어떨까? ‘이쯤이야.’라는 생각으로 그냥 다닐 때가 많다. 분무기로 뿌린 물처럼 차가운 느낌은 있지만, 옷이 젖을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옷이 축축하게 젖어 있음을 알아차린다. 옷뿐만이 아니다. 머리를 만져보면, 물기가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악습이 이렇다. 갑자기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조금씩 서서히 그리고 인지하지 못하게,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
악습을 계속 유지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악습이라고 인지하면 끊고 싶은 마음이 든다.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각은 하지만, 쉽게 끊기 어렵다. 누적된 습관을 한 번에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 중독성이 강한 것도 있어서 의지만으로 쉽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생각은, ‘한 번만, 이번만’이다. 늦은 시각에 음식을 먹는 악습을 가진 사람이 있다. 끊어야지 다짐한다. 다짐할 때 꼭 이런 단서가 붙는다. ‘내일부터’ 오늘까지만 먹고 내일부터 먹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잘 지켜질까? 스스로 먹지 않으려 해도 불가피하게 먹게 되는 일이 생긴다. 핑계가 된다. 나는 먹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명분이 생긴다. 상황이 아니라면, ‘한 번만’의 유혹이 올라온다. 이 생각을 합리화할 명분도 잘 찾아낸다. 술도 그렇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마시게 됐는데, 언제부턴가 찾아서 마시게 된다. 이유도 다양하다. 요리가 술을 부른다고 말한다. 좋은 일이 있으면 축하하기 위해,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위로하기 위해 마신다. 그냥 술이 당겨서 마시기도 한다. 이유가 있던 술이, 언제부턴가 이유 없이 올라온다. 마시지 않으면 저녁 식사가 어색한 순간이 된다.
악습은 바로 끊어야 한다.
악습이라고 인지했다면, 내일이나 다음 혹은 한 번만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오늘 지금 바로 해야 한다.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른다면 생각을 뿌리치고, 그냥 해야 한다. 유혹에 걸려 넘어지는 이유는, 많은 생각에서 온다. 스스로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것이 모두 생각에서 온다. 오래전 김연아 선수 인터뷰 장면이 떠오른다. 훈련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생각은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지요.” 기대한 마음에 찬물을 끼얹은 듯하지만, 정답이다. 생각이 많아지면 하기 싫어지고 미루고 안 하게 된다. 하려면, 그냥 해야 한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야 한다. 악습을 끊고 유혹을 물리치는 제일 나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