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셋째 주 목요일에, 지구 기도회가 진행된다.
이곳에서 찬양한 지 4년째가 되어간다. 덕분에(?) 본당 기도회를 작년 9월에 발족했다. 본당 기도회 회장을 맡게 되었고, 다행히 봉사자분들이 나와서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다. 또, 덕분에(?) 교구에서 진행하는 금요 철야 기도회 찬양을 올해부터 하게 되었다. 셋째 주는 수, 목, 금 이렇게 3일 연속으로 찬양하게 됐다. 덕분에(?) 기타 실력이 조금씩 향상되는 느낌이 든다.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코드만 익혀서 찬양을 시작했는데, 크나큰 발전이라 스스로 여긴다. 기회가 된다면 가르침을 받아, 더 은혜로운 찬양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어 본다.
어제 강사는, 김경희 루치아 수녀님이었다.
작년 수원교구 기도회에서 강의를 듣고 기도를 받았는데, 은혜로웠던 기억이 있다. 기도해 주실 때, 해주신 말씀을 잘 기억해 두고 있다. 바인더에 적어놓고 수시로 읽는다. 수녀님이 강사로 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가움과 기대감이 동시에 올라왔다. 얼굴이 가물가물했었는데, 들어오시는 모습을 보고 바로 알아봤다. 얼굴이 더 좋아지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를 통해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신앙적으로 많은 것을 깨닫고 삶으로 살아내시는 분이라고 알고 있어서 더 깨달을 것이 있으실까 싶었는데, 최근에 깨달음을 얻은 것이 있다고 하셨다.
부활에 관한 묵상이었다.
빅뱅보다 더 강력한 빛의 폭발이라고 표현하셨다. 빅뱅보다 더 강력한 빛이 폭발하면서 우리를 빛으로 감싸는 것이, 부활이라는 것을 깨달으셨다고 하셨다. 이야기를 듣는데 정말 환한 빛이 맴도는 느낌이 들었다. 빛으로 모든 것을 감싸는데 어둠이 자리할 곳이 있을까? 부활은 그런 것이라는 말씀이었다. 밝은 빛으로 감싸는 느낌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며칠 전 울산에 조문 갈 일이 있어서 다녀왔었다. 밤에 도착했는데, 공장처럼 보이는 커다란 건물과 탱크들이 보였다. 그곳 곳곳에서 엄청나게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오징어 배에 달린 빛보다 더 밝았다. 낮보다 밝다고 느낄 정도로 밝았다. 부활의 빛을 이것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강력한 빛으로 감싸는 느낌을 조금이나마 설명한다면 그렇다.
수녀님은 두 가지 실질적인(?) 신앙 팁을 알려주셨다.
나에게 주어진 하기 싫은 일이나 어려운 일 그리고 고통과 마주할 때의 태도다. 이 두 가지 모두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불편한 마음은 곧 어둠이다. 어둠이 마음에 자리를 차지하려고 할 때, 빛으로 물리치는 방법이다. 부활의 빛으로 어둠을 물리치고 마음에 평화가 머물게 하는 방법이다. 주어진 일을 하기 싫을 때 이렇게 말하라고 하셨다. “주님! 저는 아무것도 할 줄 몰라요. 주님께서 알아서 해주세요!” 내가 하려고 하니 힘들게 느껴진다고 하셨다. 이미 내 안에 계신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의탁하라는 말씀이었다. 지난달, 나의 의지가 하느님의 의지에 앞서지 않아야 한다는 강론 말씀이 떠올랐다.
고통을 마주할 때는 이렇게 하라고 하셨다.
고통을 마주한다는 것은,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상황이나 사람을 만날 때를 말한다. “아! 오셨군요? 제가 당신을 닮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고통이 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다. 외면하고 피할 것이 아니라, 받아들인다. 그것도 반갑게 받아들인다. 왜? 예수님이 겪으신 고통을 닮을 수 있어서 기쁘기 때문이다. 고통에 동참한다고 해야 할까? 마주하고 받아들이고 그것을 기쁨으로 여길 때, 마음이 평화로워진다고 하셨다. 이 말을 듣고 바로 마음이 평화롭게 되셨다는 분들의 이야기도 나눠주셨다. 고통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이 곧, 마음에 평화를 가져온다. 우리에게 오는 선물은 항상 십자가에 담겨서 온다는 말씀을 이어서 하셨다. 십자가의 문을 여는 열쇠는 바로, 감사라는 말도 덧붙이셨다. 고통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감사한 마음을 내면, 십자가가 고통이 아니라 선물이라는 것이 깨닫게 된다.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유를 찾을 때, 선물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좋은 선물을 얻었다.
막연하게 두둥실 떠다니는 말씀이 아니라 일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표현을 얻었으니, 선물이 아니겠는가? 주변 사람들에게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에게 주어진 버거운 일로 힘겨워하는 사람이나 고통과 마주하는 것이 두려운 사람에게 좋은 처방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 믿음이 곧,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것을 믿는다. 기쁨이 되고 평화가 되고 안식이 될 것을 믿는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기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에게 선물이 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