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전할 때 얼마나 확인하고 있는가?

by 청리성 김작가

모르는 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모르면서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알고 있는다는 착각은 눈과 귀를 막는다. 직접 살피지 않는다. 알아보려 하지 않고, 들으려 하지 않는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여기며, 모든 정보를 차단한다. 자기 혼자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 영향이 다른 사람한테 미칠 경우,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악의를 품고 한다면, 누군가한테는 지우기 힘든 상처를 남기는 결과가 된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모르면서 확신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다.


어릴 때 기억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5학년 때쯤으로 기억한다. 서예 학원에 다녔었다. 학원이라고 하기보다는, 요즘으로 치면 공방 같은 느낌이다. 세 개 동으로 된 빌라에 살았는데, 다른 동 지하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서예를 가르쳤다. 부모님이 서해를 배우면 글씨 교정도 되고 마음 수련(?)에도 도움이 되니, 배우라고 하셔서 배웠다. 지하에 있어서 그런지 지하실 냄새와 먹 냄새가 조화롭게(?) 잘 어울렸다. 먹을 갈 때는, 어렸지만,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도 들었다. 글 쓸 준비를 한다고 할까?


붓으로 글을 쓰는 것도 좋았다.

화선지가 두루마리처럼 되어 있어서 잘라서 썼었는데, 다 쓰면 책으로 만들어주셨다.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굵은 실로 엮어주셨다. 서당에서 읽는 책과 같은 모양이 나왔다. 책을 많이 만들고 싶어서 정성껏 쓰기보다, 양을 채우는 데 급급하기도 했다. 아무튼. 방학 과제로 붓글씨를 써오라는 것이 있었다. 서예 학원에 다니고 있던 터라, 그곳에 가서 썼다. 글을 쓸 때, 할아버지가 붓을 잡고 어떻게 써야 할지 알려주실 때도 있었다. 할아버지 손의 힘이 느껴지면서, 붓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 깨닫기도 했다. 그것이 문제였을까?


방학 과제를 열심히 연습해서 제출했다.

과제별로 잘 된 것은 상장을 주고 복도에 진열해서 축하해 주기도 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를 얻었다. 상을 받게 된 거다. 하지만 같은 반 친구 아니, 그냥 같은 반 아이가 잘못된 정보를 선생님께 알렸다. 서예 학원에 같이 다닌 아이였는데, 그 아이는 선정되지 않았다. 서예 학원 할아버지가 대신 써줬다고 이야기했다. 직접 써준 것은 아니지만, 잡아서 써줄 때를 이야기한 거다. 억울했다. 온전히 내가 썼음에도 이런 오해를 받는다는 것이 억울했다. 실제로 보지도 않았으면서 마치 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도 억울했다. 억울한 마음에 선생님께 강력하게 말했지만, 선생님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상 받는 것이 취소되었다. 분한 마음에 그 친구한테 서예 학원 할아버지한테 가서 확인해 보자고 했다. 그 아이는 거부했다. 아니면 말고라는 식이었다. 내가 상을 받지 못하게 한 것이 목표였으니, 목표를 이룬 사람이 뭘 더 하겠는가. 선생님이 내 말은 무시하고 그 아이의 말을 들은 이유는, 그 아이 엄마가 학부모 위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좀 높은 자리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억울하고 분한 기억이다.

자기가 직접 보지도 않았고 사실 확인도 하지 않으면서, 무작정 주장했던 것이 억울하고 분했다. 지금은 그 아이가 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지만 말이다. 초등학교 때 상을 받지 못한 것은 그렇다고 치자. 다른 부분이라면 어땠을까? 입시가 결정되는 문제였다면 어땠을까? 진로를 결정하는 문제였다면 어땠을까? 섬뜩한 생각이 든다.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다. 근거 없는 말로, 누군가의 삶의 방향을 막았다. 용서가 가능할까? 내가 한 말 특히,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말을 꺼내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 말에 대한 책임은 매우 무겁다. 책임의 무거움을 안고 입을 떼야 한다. 그 말이 부메랑이 되어 자기 자신에게 돌아올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