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고른 상태."
균형의 사전적 정의다. 이 표현에 의구심을 갖진 않는다. 균형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저울추가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수평으로 된 상태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삶의 균형을 말할 때도 그렇다. 시간이나 에너지가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균등하게 배분되어야 균형 잡힌 삶이라 말한다. 당연하게 여겼던, '균형'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을 다르게 보니, 당연하지 않다는 것도 알아차리게 되었다. 삶에서 어떤 것도, 균형의 정의처럼,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은 상태가 가능할까? 시간이나 에너지가 균등하고 고르게 이루어진다는 것이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쏠릴 수밖에 없다. 오늘이나 어제의 생활 혹은 좀 지났지만, 균형 잡혔다고 여겼던 때를 떠올려보자. 일이나 쉼 혹은 취미 생활 등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치우치지않고 동일하게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했는가? 아니었을 거다. 마음이 안정적이고 평화로웠던 때도, 그런 상황은 아니었을 거다. 오히려, 숨을 돌린다는 표현처럼, 일이나 해야 할 역할에 몰입했다가 마치고 잠시 쉼을 갖는 그 시간이 마음에 안정이 찾아오고 평화로웠을지도 모른다. 한쪽으로 완전히 치우쳤다가 회복된 상태라고 해야 할까?
대학원 수업 시간에, 코칭 심화 스킬을 배웠다.
"Big A 아젠다"와 "Small a 아젠다"에 관한 내용이다. 전자는, 충만한 삶에 관한 것으로, 삶의 비전, 가치, 목적과 관련된 부분이다. 후자는, 해결할 이슈와 목표에 관한 것으로, 행동, 과제, 습관에 초점을 맞춘 부분이다. 고객은 일반적으로 "Small a 아젠다"를 주제로 가져온다. 해결하고 싶은 이슈가 머릿속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객이 정말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Big A 아젠다" 일 가능성이 크다. "Small a 아젠다"에 관해 몇 가지 질문을 하면, 곧 "Big A 아젠다" 로 바뀔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다이어트라는 주제를 꺼냈다고 하자. 이는, "Small a 아젠다" 다. 겉으로 드러난, 해결하고 싶은 주제이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생각하게 된 계기나 다이어트가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질문하면, 고객은 답하면서 스스로 "Big A 아젠다"를 꺼낸다. "아! 맞네요. 제가 진정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자존감 회복이었네요." 이 예는, 내가 코칭했을 때, 실제 경험한 내용이다.
"Big A 아젠다"를 설명하시면서, 삶의 균형을 말씀하셨다.
삶의 균형은 정적인 것이 아니라 동적 밸랜스라고 하시면서, 서핑이나 스키 등을 예로 들었다. 한쪽으로 완전히 쏠렸다가 회복하는 것이 균형을 찾는 모습이라고 하셨다. 이 설명을 듣고, 균형에 관한 정의를 완전히 새롭게 했다. '삶의 어떤 순간에도, 한 쪽으로 치우침 없이 균등한 상태가 있었는가?' 없었다. 한쪽으로 완전히 치우쳤다가 회복하고 다시 다른 쪽으로 치우쳤다가 회복하곤 했다. 스키 탈 때와 비슷하다. 한쪽으로 기울이면 그쪽으로 회전하다가 몸을 세우면 회전이 멈춰진다. 반대쪽으로 기울이면 그쪽으로 회전한다. 좌우 회전을 반복하면 속도가 붙고 그 힘으로, 아래로 내려간다. 한쪽으로 계속 기울어서 진행되면, 난간에 부딪히거나 벽에 부딪힌다. 삶에서도 균형을 회복해야 하는 이유가 그렇다. 균형을 회복하지 못하면, 어딘가에 부딪혀서 멈출 수밖에 없게 된다. 그때의 멈춤에는, 대가가 따르게 된다. 스스로 멈추고 회복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 나는, 어느 쪽으로 기울어서 흐르고 있는가?"
이 질문으로, 스스로 자주 살피고 점검해야 한다. 한쪽으로 너무 기울어지지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매일의 삶도 그렇고 한 주간 혹은 한 달, 길게는 한 해를 기준으로도 살펴야 한다. 너무 기울어져서 갔다면 회복하는 시간도 그만큼 걸린다. 하지 않아도 될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비용을 써야 할 수도 있다. 너무 기울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찾아야 한다. 큰 병을 얻은, 누군가가 그랬다. 평소에 일로 몸을 혹사한 것 같아, 쉬는 날에는 어디라도 갔다고 한다. 여행 같은 것을 즐긴 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깨달았다고 한다. 몸이 쉬어야 했는데, 쉬게 하지 못했다고 말이다. 몸을 편안하게 둬야 회복할 수 있었는데, 여행같이 어디를 돌아다니는 것을 쉼이라고 착각했다고 한다. 큰 병을 얻고서야, 몸의 균형이 깨진 것이 병의 이유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한다. 균형을 잘 잡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누구보다 본인 스스로 잘 알 거다. 그걸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