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가치 무게는 어떤가?

by 청리성 김작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다면>

류시화 시인의 잠언 시집 제목이다. 잠언 시집은 가르침이나 훈계 등을 담은 시집이다. 깨달음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쓴 시라는 의미다. 오래된 시집이라,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명확하게 기억나진 않는다. 아마도 읽었겠다고 여겨진다. 책 표지가 낯익다. 한창 깨달음을 얻기 위해 책을 탐독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읽었던 책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양으로 채우려 했던 시절이라, 무작정 읽어댔었다. 읽었는지조차 기억나진 않는 책들도 있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그때 읽었던 책들이 알게 모르게 내 생각과 말과 행동 그리고 글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조금은 느끼고 있다. 이 책이 떠오른 김에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만 봐도, 내용이 어떤 느낌인지 짐작된다.

지금 알고 깨달은 것을,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했던 그때 알았더라면 어땠을지 회상하는 느낌이다. 어떤 시기가 되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시기라는 것은 대체로, 지나고 난 다음이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점이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일 때다. 그때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고 깨달음이 왔을 때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선택지가 많아진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에야, 그때의 모습에 먹먹함을 느낀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다양한 경험을 해봤으면 하는 마음이 몰려왔을 때라야, 그때 하지 못한 아쉬움을 느낀다.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는 했지만, 체력이 떨어짐을 느끼고 나서야 조금 더 관리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한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많은 것이 먹먹하고 아쉽고 안타깝다. 지금 깨달은 것을, 필요한 시절에 깨달았다면 어땠을지 하는 마음이 맴돈다.


그때로 돌아가면 어떨까?

드라마나 영화처럼, 그때로 돌아가면 지금 깨달은 것을 반영할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그렇게 진행된다. 그 결과, 현재의 모습이 달라지기도 한다. 현실은 어떨까? 되돌아갈 수 없다. 되돌아갈 수 없으니,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멍하니 있으면 될까?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파묻혀 시간을 보내면, 시간이 지나고 어떤 마음이 올라올까? ‘그때 그렇게 보낸 시간을 잘 보냈으면 어땠을까?’라는 마음이 올라오지 않을까? 스스로 던진 이 질문을 자세히 살피면, 익숙한 문장이 떠오른다. 어떤 문장일까?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다면’. 우리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 알기는 어렵다. 아! 소수지만, 있기는 하다. 성공했다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그때 그것을 알아차려서, 잘 준비하고 대응한 사람이다.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난 사람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그때 이것을 알아차렸을까?’


성공했다고 불리지 않은 사람은 어떨까?

그때 알아차리지 못했음을 계속 아쉬워해야 할까? 그때 알아차리지 못했으니, 가치가 가벼운 삶일까? 아니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그렇다. 원하는 방향이나 목표한 방향으로 나아가진 못했지만, 다른 길로 흐른 지금의 삶도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가치의 무게가 달라진다. 현재 자기 삶의 가치 무게는 스스로 정할 수 있다. 다른 누구의 삶과 비교해서 무게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이라고 언급했지만, 진정 성공한 삶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도 많다. 일반적으로는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길지 모르지만, 당사자는 진정 성공한 삶이라 자부할 수 있다. 성공의 기준은 타인이 정하는 것도 아니고 비교해서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자기 삶의 가치를 무겁게 여기는 것이, 진정 성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