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다.”
영화 <라디오 스타>에서 나오는 명대사다. 내가 이 말을 들었을 때는, 스스로 한창 잘나간다고 여겼을 때다. 이전 직장에서 영업과 실무를 병행하고 있던 때다. 부장이라는 직함으로 거래처를 확장하고 있었고, 좋은 피드백으로 계속 일이 들어오던 시점이었다. 거칠 게 없었다. 맞지 않는 거래처는 과감하게 손절매하기도 했다. 일하기 위해 어떻게든 비위를 맞추면서 할 이유는 없었다. 안 그래도 일이 많았으니 말이다. 한창 주가를 올리는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내가 없으면 안 돌아간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주변에서도 그렇게 말해줬다. “부장님이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갈 것 같아요!” 무슨 말이냐며 손사래를 쳤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계속 들으니 실제 그런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드러내진 않았지만, 그 생각이 겉으로 드러난 모양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랬다. 나 중심으로 생각하고 나 중심으로 생활했다. 그 생각과 태도는, 회사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도록 만들었다. 회사를 나올 때는 모함한 사람들을 비난했지만, 생각해 보면 자초한 일이었다. 영화에서도 자주 보던 모습이었는데, 내가 그랬다. 잘 나간다고 여기니 겸손하지 못했고, 주변 사람을 챙기지 못했다. 아! 후배들은 잘 챙겼다.
윗사람을 챙기지 못했다.
쫓겨나면서 들은 이야기 중 하나도 그것이었다. 윗사람을 챙기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영화 대사도 이때 처음 들었다. 이야기를 듣고 검색했는데, 명대사에 이 문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기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다.” 검색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실제로 별이 그렇다고 한다. 혼자서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비추면서 빛나는 것이 별이라고 한다. 그냥 나온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말을 했겠다고 생각했다. 나 혼자서 다 한 것처럼 여겼지만, 함께 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다는 것을 몰랐던 거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깊이 깨닫고 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혼자서 한다고 여겼던 것도 결국은 누군가의 노력과 희생이 포함되어 있다. 온전히 자기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있을까? 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직접 관련 있는 노력과 희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조용히 혼자서 머무는 시간도 그렇다. 나 혼자 결정해서 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누군가의 배려와 협조가 없으면 이 또한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항상 감사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다.
혼자서 빛나는 별은 없다는 마음으로, 항상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자기 혼자서 했다거나 자기 역할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자만의 늪에 빠지게 된다. 자만의 늪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스로는 늪에 빠지게 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게 된다. 자만한 사람에게 누가 도움을 주고 싶겠는가? 정말 마음이 좋은 사람이 아니고서는 없다.
내가 빛나려고 하면, 오히려 빛이 바랜다.
자기 자신보다 타인을 더 빛나게 하려는 마음과 태도를 보일 때, 내가 더 빛날 수 있다. 별이 그렇다고 하지 않던가? 내가 강하게 빛을 주면, 그 영향으로 더 강한 빛을 나에게 보내주지 않겠는가? 삶의 지혜라는 것이 이런 게 아닐지 싶다. 알지만 행동으로 잘 이어지지 않는 것. 머릿속에만 머물게 두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질 때, 진정 가치가 발휘되는 것. 그 힘을 믿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