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승부수는 무엇인가?

by 청리성 김작가

배워보고 싶은 것이 있다.

바둑이다. 장기는 초등학생 때 친구한테 배웠다. 그 친구는 아버지한테 배웠는데, 같이 둘 사람이 없어서 나한테 알려준 거다. 각각의 말이 어떻게 이동하는 알려줬는데, 외우기가 어려워 공책에 그림을 그렸다. 깍두기 모양으로 칸이 쳐진 공책이라, 말의 이동 동선을 그리기에 딱 맞았다. 바둑은 어릴 때부터 호기심은 있었지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종목이라는 생각에 미루기만 했다. 가끔 바둑을 두는 모습을 지켜보긴 했는데, 장기처럼 간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장기는 말의 움직임만 알면 그대로 움직이면 되는데, 바둑은 정해진 뭔가가 없으니 더 어려웠다. 승부를 마치면 몇 집 승이라고 하는 것으로 봐서, 집을 많이 만드는 쪽이 이기는 경기로 보인다.


상대의 바둑알을 포위해서 잡으면, 집이 되는 정도랄까?

아무것도 없던 판에 한 알 한 알 깔리면, 마치 정해진 그림을 그리듯, 어떤 모양이 그려지는 것으로 보인다. 바둑판 전체에 깔린 흰색과 검은 돌이 섞여 있는 모습을 보면, 정돈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미로처럼 복잡해 보이기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뭐라고 설명하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한자로 된 용어를 사용하는데, 가장 많이 들었고 인상 깊었던 말은, 대마(大馬)가 잡혔다는 표현이다. 흥분하며 말하는데, 느낌으로 다 이긴 경기가 뒤집혔다는 의미로 들린다. 또, 하나의 단어가 있다. ‘승부수’다. 이 표현은, 바둑을 알지 못한 사람이라고 해도,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다. 바둑에서만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기 때문이다. 승부를 가르는 모든 경기에서, 승부수는 매우 중요하다.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 던지는 하나의 수이기 때문이다.


승부수를 던진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담는다.

이기기 위한 한 방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질 가능성도 있다. 때로는 질 가능성이 더 크지만, 이 방법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답이 안 나올 때 던지기도 한다. 축구에서는 골키퍼를 포함한 모든 인원이 중앙선을 넘어가서 공격하는 모습이 그렇다. 오래전에 본 장면에서는 이 승부수가 통했다. 코너킥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모든 선수가 다 상대편 골대 앞에 모였다. 공이 날아오자 모두가 달려들었고, 결국 골을 넣었다. 승부수가 제대로 통한 모습이었다. 반대의 모습도 있었다. 모두가 공격으로 들어온 사이, 상대편에게 공을 빼앗겼다. 평소라면 슛할 거리가 아닌데, 멀리 차기 하듯 슛을 했고 공은 데굴데굴 굴러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점수를 내줬지만, 그 팀으로서는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였다. 100% 지는 것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1%의 가능성을 선택했으니 말이다.


삶에도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가 있다.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최고의 기회일 때와 지금의 상황을 반전시킬 때다. 이 두 가지의 상황은 전혀 다른 것 같지만, 때로는 두 가지 모두일 때도 있다. 비유가 좀 그렇지만, 영화에서 도박하는 장면을 보면 그렇다. 이때다 싶으면, “올인”이라고 하면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쓸어서 민다. 모든 것을 건다는 말이다. 한 방에 이기거나 한 방에 진다. 좋은 패를 가졌을 때는 기회를 잡기 위함이고, 궁지에 몰렸을 때는 최후의 발악처럼 그렇게 던진다. 패가 좋지 않아도 상대의 심리를 이용해서, 더 좋은 패를 가진 상대를 이기는 장면도 본다. 승부수가 제대로 통한 결과다. 나에게 승부수는 무엇인가? 어떤 강점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하는가? 승부수는 자기 자신에게도 영향을 주지만, 외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만히 생각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