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소통에 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있다.
자기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말할수록 불편한 감정이 더 선명해지는지, 억양이 강해지고 표정이 일그러졌다.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의견을 냈다. 소통이 잘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는데, 공통점이 보였다. 자기중심으로 소통한다는 사실이다. 소통은 당연히 자기중심으로 하는 거 아니냐며 반문할 수 있지만, 아니다. 자기중심으로 소통하면, 앞서 불만을 토로한 사람처럼, 불편한 감정이 생기고 깊어질 뿐이다. 소통은 자기중심으로 이야기할 순 있지만, 타인의 처지를 살펴서 해야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공을 던지는 사람은 자기지만, 공을 받는 사람은 타인이기 때문이다. 공을 던지고 말 거면 상관없겠지만, 누군가가 잘 받기를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타인의 상태를 잘 살피고 던져야 한다. 소통의 원리도 마찬가지다.
자기중심으로 소통하는 대표적인 모습은, 이렇다.
주어를 생략한다. 주어를 생략하고 말을 건넨다. 왜, 주어를 생략할까? 자기가 알고 있으니, 타인도 알고 있을 거로 생각한다. 내가 보고 있으니, 타인도 보고 있을 거로 생각한다. 내가 아는 것을 기본값으로 설정한다. 말을 주고받으면서, 타인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급할 때는 더 그렇다. 주어뿐만이 아니라, 다른 부분도 생략한다. 스무고개처럼, 문제를 내듯 말하는 사람도 있다. 단어만 말하는 것이 그렇다. 뜬금없이, “했어?”라고 말하는 경우가 그렇다. 자기 머릿속으로 ‘어? 이 일은 마무리됐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당사자가 보이면 이렇게 던진다. “했어?” 당사자는 뭔 소리냐며 쳐다본다. 그제야 말을 내뱉은 사람은, “아! 어제 말한 그 일, 했냐고.” 처음부터 무슨 일인지 이야기했다면, 원활하게 소통됐을 일이다.
자기중심의 소통은, 생략하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생략하고,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을 생략한다. 자기는 생략해서 던진 말을 이해하지만, 타인은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면 이해하겠지만 말이다. 통했다고 말하면서 맞장구치는 상황이 그렇다. 항상 통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관심사가 다르고 원하는 것이 다르다. 동시에 같은 생각을 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도, 주제를 바라보는 시선과 경험에 따라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같은 주제로 이야기해도 다른 생각을 하는데, 일상 대화는 오죽하겠는가. 자기 처지를 한탄하면서, 내 마음 같지 않다고 말한다. 타인이 내 마음 같지 않은 것은, 한탄할 일이 아니라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일이다.
말을 내뱉기 전에 확인해야 한다.
말뿐만이 아니다. 메신저로 많이 소통하는 요즘 시대에는, 글도 마찬가지다. 처음 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주어를 비롯한 표현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전달해야 한다. 써보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지 확인하면서 몇 번을 읽어보고 전달할 필요가 있다. 소소하게 나누는 대화라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만, 업무 혹은 중요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소통은 필수다. 번거롭고 불편할 수는 있지만, 그 효과는 크다. 메시지를 받을 때, 오해의 소지 없이 명확하게 전달되는 글을 보면 어떤가? 그 자체로 신뢰가 가지 않는가? 무언가를 할 때, 함께 하고 싶지 않겠는가? 소통을 잘하는 사람은, 나 중심이 아닌 타인 중심으로 소통하는 사람이다. 내 이야기가 잘 전달되도록 배려하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잘 듣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소통은, 경청과 공감 그리고 타인 중심의 표현으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