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자신을 낮추는 마음과 행동으로 받을 수 있는, 타인의 마음 도장
인정(人情)을 느끼면, 그 사람의 존재 가치를 인정(認定) 하게 된다.
따라서 인정(認定)은 타인이 해주는 것이지, 자신이 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가 인정하는 마음이 강하면 문제가 생기는데, 그 이유는 교만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정은, ‘자존감’하고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 자신을 토닥이는 마음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자신을 인정한다는 것은,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직책이 높아지거나 성과물이 자신의 손에서부터 시작됐다는 마음이 강하면, 그렇게 된다. 이 마음은 자신감을 끌어올리거나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착각하게 만든다. 모든 것이 자신이 만들어냈고 만들어내고 있는 성과라고 착각한다. 그렇지 않은 것도 말이다.
<스토브 리그>라는, 야구 드라마가 있다.
2019년 말에 시작해서 2020년 2월에 종영된 드라마다. 참 재미있게 봤는데, 그 안에 녹아있는 많은 교훈도 건져 낼 수 있었다. 울림이 너무 컸던 대사가 있었다. “내 가족을 위한 것이, 남의 가족을 울게도 합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가장의 고뇌와 행동이, 누군가의 가족을 울게 할 수 있다는 말이 잊히지 않는다. 내 가족에게 너무 정신이 쏠려서, 다른 가족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 갈등 상황이 다양하게 전개된다.
<스토브 리그>에서는, 자신에 대한 잘못된 인정(認定)이 불러오는 부작용 사례가 나온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팀의 4번 타자가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해서, 구단이나 팬들은, 그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새로운 단장이 오면서, 이 선수를 다른 구단으로 쫓아낸다. 모두가 경악하고 말렸지만, 단장은 밀어붙인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팀에 너무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였다. 모든 것이 그 선수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걸 잘 아는 이 선수는, 드러나진 않지만, 자신이 모든 것을 조정하려고 한다. 선수의 영역 이외의 부분까지 포함해서. 하지만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 제기하지 못했다. 없어서는 안 될 선수였으니까. 그렇게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팀은 내부적으로 점점 썩어 들어갔다. 단장은 그 썩은 부분을 도려내려는 의도였다.
인정(認定) 받고 싶은 욕구는, 고차원에 속하는 욕구다.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인간의 욕구를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맨 아래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면 다음 단계의 욕구를 갈구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욕구인 ‘생리적 욕구’가 가장 아래 단계에 속한다. 다음은 ‘안전의 욕구’다. 신체적, 감정적, 경제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싶은 욕구를 말한다. 중간에 있는 욕구는 ‘소속과 애정의 욕구’다. 어느 곳에 소속되고 그 안에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말한다. 꿈을 이루고 싶다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맨 상위의 있고, 그 바로 아래 네 번째 단계인 ‘존중의 욕구’가 있다. 존중과 주목을 받고 싶은 욕구다.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 인정받고 싶은 욕구다.
인정(認定)은 누군가로부터 ‘받는’ 것이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정(人情)이 느껴져야 한다. 인정(人情)이 느껴지는 사람은 한결같은 사람이고, 자신을 올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결같이 자신을 낮추는 마음과 행동이, 인정(認定) 받을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