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안일

by 청리성 김작가
약속된 대로 행하지 않고, 임의로 행하는 마음과 행동

우리는 공통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고 합의를 한다.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실행을 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예가 회사와 회사의 업무다. 일감을 주는 회사와 일감을 받아서, 결과물을 내는 회사가 있다. 이 두 회사는 파트너십을 발휘해서 일을 처리해나간다. 좋은 결과물은 두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 준다. 업종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변함없이 파트너 관계를 이어간다. 필자도 10년 이상 파트너 관계로 지내고 있는 회사와 담당자가 꽤 여럿 있다.

모든 것이 항상 좋을 순 없듯, 일하다 보면 문제가 발생한다.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작은 문제부터, 감당하기 힘든 문제까지 다양하게 벌어진다. 문제가 발생해도 대처를 잘하면, 다시 관계가 회복되거나 오히려 더 좋아지기도 한다. 문제 해결 능력을 인정받는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그렇게 받아들인다. 좋은 파트너다. 오랜 시간 함께 하는 파트너분들이, 다 그런 생각으로 이해해 주고, 함께 극복했던 분들이다.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발생할 수도 있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서 발생할 수도 있다. 서로가 예상하지 못한 문제는 대부분 운이 나빴다며, 해결에 초점을 맞힌다. 고객사도 문제가 생긴 것을 이해한다. 문제의 원인은, 파악해서, 앞으로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서로가 노력하기로 합의를 본다. 하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생긴 문제는, 문제의 크기와 상관없이, 문제 상황에 초점을 맞히게 된다.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해결도 해결이지만, 그 문제가 발생하도록 한 이유와 책임을 묻는다. 사실 이런 문제는 변명할, 일말의 여지도 없다. 말 그대로 부주의했기 때문이다.


부주의한 문제는, 문제 상황보다, 마음의 스크래치가 문제가 더 크다.

‘당신이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라는 마음이다. 믿고 맡긴 사람으로서, 극단적으로 말하면, 배신감을 느낀 거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거나 해결하기 어렵다. 대부분은 거기까지인 경우가 많다. 파트너 관계가 깨진다는 말이다. 필자도, 필자의 영향으로 그리고 함께 일하는 직원의 영향으로 이런 상황을 몇 번 겪어봤다. 한 방에 무너진다.

부주의한 문제 대부분은, 합의된 내용대로 실행하지 않아서 생긴다.

정해진 대로 실행하지 않고, 임의로 판단하고 변경한다. ‘이래도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문제의 시작이다. 이러나저러나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설탕과 소금이 비슷해 보이지만, 그 맛은 전혀 다른 것처럼, 그렇지 않은 사항이 많다. 서로 설탕을 넣기로 합의했는데, 설탕이 없다고 소금을 넣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색깔과 모양이 비슷하다고 같은 것은 아니다.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알게 모르게 저지르고 있는 안일한 마음은 없는지 살펴야 한다.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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