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마음의 하모니
이제는 날이 제법 따뜻해지고 있다.
한참 추위로 몸을 웅크릴 때는, 따뜻한 봄날이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여지없이 봄은 찾아왔다. 이제 눈 깜짝할 사이,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이 찾아오게 된다. 여름 하면 제일 떠오르고 그리운 것이, 여름 캠프다. 학창 시절, 성당에서 진행되는 여름 캠프는, 일 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모든 시간과 열정을 여름 캠프를 즐기기 위한 시간으로 사용했다. 장기 자랑에 나가서 할 노래와 춤을 연습했고,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지 궁리했다.
잊고 지냈던 여름 캠프의 추억을, 재작년에 재연할 수 있었다.
‘청소년 분과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지난 몇 년은 출장으로 함께하지 못했지만, 2019년도는 운이 좋게 시간이 되었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작년까지 함께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지금은 직책을 내려놔서, 언제 다시 여름 캠프의 추억을 함께할지 알 순 없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여름 캠프가 즐거운 시간인 것만은 변함이 없다.
첫째 날 저녁 프로그램 중에, 설문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캠프 참가자를 대상으로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취합한 내용이었다. 질문의 내용과 답을 들으면서, 오랜 생각에 잠겼었다. 가장 기쁠 때와 가장 슬플 때라는 질문이었다. 발표하기 전, 아이들이 어떤 답을 내놓았을까 궁금해하면서, 추측해봤다. 가장 기쁠 때는 놀 때나 먹을 때 아니면 게임을 할 때 등이 떠올랐다. 가장 슬플 때는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혼났을 때, 친구와 싸웠을 때 등이 떠올랐다. 하지만 전혀 생각지 못한 답이, 가장 많은 의견이 나왔다.
가장 기쁠 때는, 서로 어울리며 사랑받고 있다고 느껴질 때였다.
이 말을 들은 순간 ‘어?’라는 느낌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 한구석이 짠해 왔다. 사랑받고 있다고 느껴질 때라는 말이, 사랑받고 싶다는 말로 들렸기 때문이다. 철없는 아이들로 봤었는데, 어른들이 느낄법한 느낌을 원하고, 그 느낌의 소중함을 알고 있었다. 사랑의 전제조건으로, 서로 어울리는 것을 꼽았다는 것도 기특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애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갈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슬플 때는, 소외된다고 느껴질 때였다.
가장 기쁠 때와 대비되는 느낌이다.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 사랑받지 못하는 것이고,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은 ‘소외감’으로 이어진다. 학교 폭력 중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왕따’에 대해 알고 있고, 그 대상이 자신이 되었을 때 슬픔과 외로움을 느낀다.
<완벽한 하루>에도 기술했지만, 의도적이지 않은 혼자는 ‘외로움’이다.
하지만 의도한 혼자는 ‘고독’이다. 혼자 있는 것 자체를 외로움으로 느낀다면, 고독에 대해 잘 모른다고 볼 수 있다. 그 소중한 느낌 또한 알지 못한다. 따라서 청소년기부터 고독에 관해 알고, 체험해보면 좋을 것 같다. 고독을 외로움으로 착각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랑한다면 카페라테처럼’이라는 말로, 광고한 커피 회사가 있다.
한동안 유행처럼 돌았던 말이다. 카페라테는 커피와 우유를 조화롭게 섞어서 만든 음료다. 맛없는 카페라테는 커피가 강해서 쓰거나 우유가 강해서 밋밋한 맛이 난다. 조화롭지 않다. 사랑도 그렇다.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달달한 맛을 낸다. 남녀관계의 사랑뿐만 아니라, 모든 사랑이 그렇다.
조화롭기 위해서는, 자신의 향을 강하게 내서는 안 된다.
상대의 향에 맞춰서 자신의 향을 내야 한다. 노래를 부를 때, 화음을 잘 내는 사람도 그렇다. 상대의 음을 잘 듣고 거기에 맞춰서 자신의 음을 내야 조화롭게 들린다. 항상 따뜻한 아메리카노만 고집했는데, 오늘은 조화로운 카페라테 한 잔 마셔야겠다.